집 없는 것도 서러운데 “이 돈을 어떻게 내요”… 날벼락 맞은 서민들 ‘눈물’

규제 여파로 전세난 심화
서울 오피스텔 80% 월세 상향
외곽 지역 월세 300만 원 시대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정책이 전세 시장을 급격히 위축시키면서,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폭증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전셋값 급등과 전세 물건 부족 속에, 주거 형태의 대안이었던 오피스텔마저 계약 갱신 시 월세가 대폭 오르는 현상이 뚜렷하다.

특히 서울 강남권을 넘어 외곽 지역까지 월세 300만 원대 계약이 속출하면서 서민 임차인들의 고통이 커진다.

강남 넘어 서울 외곽까지 ‘초고가 월세’ 확산

최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는 월세 1천만 원이 넘는 초고가 월세 거래가 잇따르고 있으며, 이러한 상승세가 강남권뿐 아니라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서울 아파트 중 월세 1천만 원 이상으로 계약된 건수는 194건으로, 지난해 연간 거래량(203건)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비싼 월세 거래는 지난 6월 성동구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 전용 241㎡로, 보증금 3억 원에 월세 4천만 원에 계약되었다.

더 심각한 것은 상대적으로 아파트값이 저렴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 등 서울 외곽 지역까지 월세가 치솟고 있다는 점이다.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 전용 84㎡는 보증금 6천만 원, 월세 300만 원에 거래되었으며, 인근 단지에서도 월세 250만 원 계약이 성사되었다.

오피스텔 월세 갱신 10건 중 8건 가격 상승

아파트 월세 급등 현상은 오피스텔 시장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정부의 6·27 대출 규제와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오피스텔 시장에서도 ‘월세 상향’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아파트 전세 매물 부족이 오피스텔 월세 가격까지 밀어 올리는 풍선 효과로 해석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27일 이후 서울 오피스텔 월세 갱신 계약 4천205건 중 80.7%인 3천394건이 월세 금액을 상향 조정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규제 발표 전인 올해 6월 26일까지의 월세 상향 비율(78.9%)보다 2%포인트가량 더 높아진 수치이다.

특히 서울 마곡지구 오피스텔의 한 세입자는 계약 갱신 시 보증금은 유지했으나 월세가 기존 60만 원에서 70만 원으로 10만 원 오른 사례가 발생했다.

기존 전세 계약을 월세(반전세)로 전환하여 갱신하는 사례도 6월 27일 이후 26.5%로, 규제 이전(19.2%)보다 급증했다.

내년 입주 물량 급감, 주거 불안 장기화 우려

오피스텔을 비롯한 주택 시장 전반의 월세 강세는 만성적인 공급 부족과 전세의 월세화 현상 가속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급감은 전세난을 더욱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직방 집계를 보면 올 하반기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상반기 대비 29%나 감소했으며, 내년 경기 지역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35% 가까이 줄어든다.

전세 물건 부족이 이어지면서 임대 수요가 월세로 대거 이동하고, 전세 시장이 축소되면서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연세대학교 고준석 교수는 “월세화 현상은 절대적인 주택 공급이 수요 대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전세난이 수도권으로 확산하고 임차인들의 주거 불안이 장기화될 수 있다며, 주택 수급 불균형 문제 해소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