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학원비 고민 끝났다”…올해 첫 ‘민생지원금’ 60만원 써보니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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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기본소득 효과
농어촌 기본소득 효과 / 출처 : 연합뉴스

지난 2월 26일, 전북 장수군에 사는 김모(44)씨는 스마트폰으로 지역사랑상품권 15만원을 받았다. 4인 가족인 그의 집에는 이날 총 60만원이 입금됐다.

“아이들 미술학원을 하나 더 보낼 수 있겠어요. 생필품도 더 여유 있게 살 수 있고요.” 김씨의 목소리에는 기대감이 묻어났다. 이날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시작된 첫날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간 진행하는 이 정책은 전국 10개 군 지역 주민 전체에게 연령과 소득 제한 없이 월 15만원을 지급한다.

장수군의 경우 대상 인구 2만922명 중 90.5%인 1만8천929명이 신청을 완료했다. 이례적으로 높은 참여율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준다.

농어촌 기본소득 효과
농어촌 기본소득 효과 /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이 돈은 현금이 아닌 지역사랑상품권으로만 지급되며, 거주하는 읍·면 지역 안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다.

단순한 복지정책처럼 보이지만, 이 실험의 핵심은 ‘지역 내 순환’에 있다.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에 직면한 농어촌 경제에 숨통을 틔우려는 전략적 설계다.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묶인 순환의 고리

이 정책이 현금이 아닌 지역사랑상품권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하다. 현금을 주면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으로 빠져나갈 수 있지만, 상품권은 지역 소상공인에게 직접 흘러들어간다.

경남에서 귀촌해 장수군에서 농업법인을 운영하는 박모씨(48)씨는 “그동안 지역 소비 여력이 크지 않아 인터넷 판매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며 “기본소득이 일회성이 아닌 만큼 주민들이 다양한 품목을 구매해 지역 경제 전반이 살아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농어촌 기본소득 효과
농어촌 기본소득 효과 / 출처 : 연합뉴스

지역 행정 관계자들도 이 실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정우 장수군 부군수는 “지역 안에서 돈이 돌면 청년들이 이주해 창업을 시작할 수 있고, 기존 주민도 떠나지 않으면서 활력을 찾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4인 가족 기준 월 60만원, 연 720만원이 지역 경제에 고정적으로 투입되는 효과는 작지 않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요층이 생기는 셈이다.

기대 속 감춰진 우려, 재정 지속가능성

주민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지만, 신중한 시선도 존재한다. 69세 주부 왕혜영씨는 “매달 생활비가 늘어난 셈이라 좋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재정 문제 등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사업은 2년간 시범 운영 후 평가를 거쳐 확대 여부가 결정된다. 재정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농어촌 기본소득 효과
농어촌 기본소득 효과 / 출처 : 연합뉴스

또한 지역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는 제약이 오히려 불편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지역 소상공인 매장으로 발걸음을 돌릴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상품권 사용처의 다양성과 편의성이 정책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농어촌 소멸 막을 마지막 카드가 될까

이번 시범사업은 단순한 소득 보전을 넘어 농어촌 경제의 자생력 회복을 목표로 한다.

인구가 빠져나가고 상권이 무너지는 악순환을 끊을 수 있을지, 2년간의 실험이 그 답을 보여줄 것이다. 경기도 연천군 등 다른 시군에서도 같은 날 정책이 시작됐고, 전국적으로 비슷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 효과
농어촌 기본소득 효과 / 출처 : 연합뉴스

농어촌 기본소득이 지역 소멸을 막는 희망의 씨앗이 될지, 아니면 재정만 축내는 일회성 정책으로 끝날지는 앞으로의 성과에 달렸다.

장수군 주민들이 매달 받는 15만원이 학원비가 되고, 생필품이 되고, 결국 지역 경제를 살리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하는 이유다. 2027년 말, 이 실험의 성적표가 나왔을 때 농어촌의 풍경이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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