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가 그 난리더니 “결국 KT마저?”…철석같이 믿었는데, ‘이럴 수가’

광명·금천 새벽마다 KT 이용자 소액결제 피해 속출
SKT 대규모 장애와 달리 특정 지역 정밀 타격 양상
통신망 보안 흔들리면 국가 신뢰까지 직격탄 될 우려

KT 가입자들이 새벽마다 정체불명의 소액결제 피해를 입고 있다. 경찰이 확인한 신고만 70건이 넘고 피해액은 4천만 원대에 달한다.

피해자들은 경기 광명과 서울 금천에 몰려 있고, 범행 시간은 공통적으로 새벽이다. 모두 KT 이용자지만 휴대전화 기종이나 요금제는 제각각이었고, 의심스러운 링크나 앱을 설치한 정황도 없다.

사건이 특이한 이유는 피해가 특정 지역과 단지에 집중된다는 점이다. 특히 광명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주민 여러 명이 동시에 피해를 봤다.

범인들은 문화상품권이나 교통카드 같은 소액 결제를 노렸다. 개인별 피해액은 수십만 원에 그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와 불안감은 더 커졌다. 일부 피해자는 범행 도중 카카오톡 계정이 강제로 로그아웃됐다고 진술했다.

광명·금천만 노린 의문의 ‘새벽 해킹’…KT 소액결제 피해 확산

경찰은 이번 사건이 기존의 해킹 사례와 양상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KT 전산망, 결제 대행 업체, 상품 판매처에서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경로를 추적 중이며 피해자 휴대전화에 대한 포렌식도 진행 중이다. 중계기 해킹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WIFI 라우터나 네트워크 장비의 취약점을 이용한 해킹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사이버 보안 기업 서프샤크의 토마스 스타뮬리스 CSO는 “해커가 공격 중인 네트워크에서 결제 정보를 탈취해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액 결제를 노린 것은 “큰 금액의 거래가 발생하면 즉시 인지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4 SKT에서도 대규모 접속 장애와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하지만 SKT 사건이 전국 단위로 확산된 전형적인 해킹·장애 유형이었다면, 이번 KT 사건은 특정 지역과 특정 시간대에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마치 도시 한복판에서 한 구역만 정밀 타격을 당한 듯한 모양새다. 이는 새로운 공격 수법이 등장했거나, 기존 보안망의 허점을 정교하게 찌른 결과일 수 있다.

보안 뚫리면 신뢰도 흔들…국가 이미지까지 직격탄

이러한 통신망 보안 문제는 단순한 기술적 사고에 그치지 않는다. 국가 신뢰와도 직결된다.

최근 국가채무 증가와 금리 부담 같은 경제적 변수들이 얽힌 상황에서, 주요 통신사의 보안 취약점은 해외 투자자와 신용평가사들의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일상적 서비스인 휴대전화 결제가 한순간 무너진다면 개인 불안은 물론, 통신사와 국가 전체의 신뢰성에도 타격이 간다.

KT는 경찰 수사에 협조하고 있지만, 피해자 입장에서는 새벽에 눈도 뜨지 않았는데 결제가 빠져나갔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이다.

서울YMCA시민중계실은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KT와 정부에 해킹 사실과 대응 방안의 투명한 안내, 소액결제 중단 기능의 일괄 제공, 피해 고객 전담 창구 마련, 민관 합동조사단 구성 등을 요구했다.

SKT 사례와 달리 피해 규모는 아직 작지만, 전례 없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고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안심하기엔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