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저가 전기차의 상징이었던 브랜드가 패밀리 SUV 시장의 생태계를 파괴할 신차를 내놓았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중국 상하이자동차의 합작사인 SAIC-GM-우링이 3열 시트를 넉넉하게 품은 대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SUV ‘싱광 L(Starlight L)’을 전격 공개했다.
해외 시장에서 약 2,800만 원대라는 파격적인 시작 가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기 주행거리만 무려 260km에 달해, 국내 가솔린 중형 SUV 구매를 고려하던 예비 오너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초소형차 만들던 브랜드의 반란
우링은 그동안 6천 달러(한화 약 800만 원) 수준의 초소형 전기 시티카 ‘홍광 미니 EV’로 중국 내수와 글로벌 판매량을 견인해 온 브랜드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싱광 L은 철저히 패밀리카 오너들의 실용성과 고급화에 초점을 맞춘 6인승 중형 크로스오버로 방향을 틀었다.
외관 디자인은 최신 트렌드를 충실히 따랐다. 전면부에는 수평형 LED 라이트 바와 분할형 조명을 배치해 미래지향적인 인상을 주며, 20인치 대형 휠과 공기역학을 고려한 실루엣으로 대형 SUV의 웅장함을 살렸다.
특히 도장면은 독일 바스프(BASF)의 프리미엄 고광택 클리어 코트를 8겹으로 칠해 고급스러운 색감은 물론 외부 스크래치 저항성까지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내에는 15.6인치 대형 인포테인먼트 스크린과 8.8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레이저 각인 우드 트림이 적용돼 기존의 저가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졌다.

여기에 2열 승객을 위한 접이식 테이블과 버튼 하나로 1열 조수석을 앞으로 밀어 레그룸을 극대화하는 편의 기능까지 살뜰히 챙겼다.
쏘렌토·싼타페와 붙여본 결과
싱광 L의 상품성은 국내 시장을 꽉 잡고 있는 3천만 원대 가솔린 SUV들과 비교할 때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공간감과 파워트레인 효율에서는 싱광 L이 확고한 우위를 점한다.
전장 4,980mm를 자랑하는 싱광 L은 기아 쏘렌토(4,815mm)와 현대차 싼타페(4,830mm), KGM 액티언(4,740mm)을 길게는 200mm 이상 따돌리며 팰리세이드(4,995mm)에 버금가는 3열 거주성을 확보했다.

파워트레인의 차이는 실생활에서 체감 폭이 더 크다.
쏘렌토와 싼타페, 액티언의 기본형 모델이 3,300만~3,500만 원대에서 순수 가솔린 엔진만을 제공하는 반면, 싱광 L은 2만 달러(약 2,800만 원) 수준의 가격표를 달고도 외부 충전이 가능한 PHEV 시스템을 얹었다.
배터리만으로 최대 260km(중국 CLTC 기준)를 달릴 수 있어, 매일 50km 거리를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라면 주유소에 들를 일 없이 100% 전기차처럼 운용이 가능하다.
다만, 중고차 감가율과 안정적인 수리망 확보 측면에서는 약점이 뚜렷하다.

중국 브랜드라는 태생적 한계와 사실상 전무한 국내 AS 인프라 탓에, 신차 구매 후 3~5년 뒤 중고차 가치 방어에서는 쏘렌토나 싼타페의 견고한 잔존가치에 크게 밀린다.
보증 수리와 유지보수의 편의성 측면에서는 전국 단위의 인프라를 갖춘 국산 경쟁차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대목이다.
과감한 가성비냐, 속 편한 유지냐
싱광 L과 같은 대형 PHEV 차량의 무서운 점은 ‘전기차의 혜택’을 ‘내연기관의 기본형 가격’으로 누릴 수 있다는 역설에 있다.
가족 여행을 위한 넉넉한 3열 공간과 주중의 완벽한 전기차 라이프를 2천만 원대에 경험하고 싶다면, 향후의 감가를 일정 부분 감수하고서라도 눈독 들일 만한 가성비를 갖춘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차량을 5년 이상 운용하며 가족과 함께 전국 어디서든 빠르고 속 편한 정비를 원한다면, 초기 구매 비용이 수백만 원 비싸더라도 쏘렌토나 싼타페 등 검증된 국산 가솔린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인 스트레스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