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년 넘게 지켜온 왕좌가 흔들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2025년 12월 글로벌 TV 출하량 기준으로 중국 TCL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부터 유지해온 압도적 우위가 처음으로 무너진 것이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TCL은 2025년 12월 글로벌 TV 출하량 점유율 16%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3%로 2위에 머물렀다. 삼성은 2025년 1월부터 11월까지 11개월간 선두를 지켰지만, 연말 출하 경쟁에서 밀린 것이다.
연말 물량 공세에 밀린 삼성
TCL의 역전은 지역별 출하 전략이 주효했다. TCL은 아시아태평양, 중국,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출하량을 대폭 늘려 전년 동기 대비 10% 성장했다.

반면 삼성은 8% 증가에 그쳤고, 특히 서유럽과 중동·아프리카에서 감소폭이 컸다. 삼성의 12월 점유율은 전월(17%)보다 4%포인트나 급락했다.
다만 삼성은 2025년 연간 기준으로는 15%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TCL(13%), 하이센스(12%), LG전자(9%)가 뒤를 이었다.
하지만 1·2위 간 격차는 불과 2%포인트로, 2021년 3분기 당시 삼성(19.8%)과 TCL(11.5%)의 격차였던 8.3%포인트와 비교하면 급격히 좁혀진 상태다.
프리미엄 전략의 한계 드러나
삼성의 고전은 구조적 문제로 해석된다. 삼성은 1990년대 중반 이건희 회장 시대부터 ‘프리미엄 중심 전략’을 고수해왔다. 2007년 이후 18년간 1위를 지킨 것도 이 전략의 결과였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중국 업체들이 중저가 시장을 장악한 뒤 미니LED, 초대형 TV 등 프리미엄 영역까지 잠식하면서 균열이 시작됐다.
실제로 삼성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는 2025년 10월 10년 만에 경영진단에 들어갔다.
같은 해 3분기에는 약 1000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고, 매출도 1분기 14조 5000억원에서 3분기 13조 9000억원으로 감소 추세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업체들의 물량 공세가 삼성의 프리미엄 전략을 정면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6년 연간 1위 역전 가능성 제기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밥 오브라이언 디렉터는 “TCL은 수개월간 점유율을 넓히며 12월 삼성 추월에 성공했다”며 “비록 한 달간의 성과지만, 정체된 삼성과 달리 TCL은 지속적인 출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TCL이 소니와의 협력을 통해 프리미엄 세그먼트에서 입지를 점진적으로 강화한다면, 향후 삼성에 더 큰 경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2026년 연간 기준으로도 역전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이 AI TV 등 신기술을 내세우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절대적 경쟁 우위를 가져갈 카드가 될지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전자가 18년간 지켜온 TV 시장 1위 자리를 2026년에도 유지할 수 있을지, 글로벌 가전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