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한테도 밀리더니 “결국 공장 문 닫았다”…수만 명 해고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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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88년 만에 독일서 신차 생산 중단
중국 부진에 현대차 추격까지 겹쳐 위기 심화
드레스덴 공장, 자동차 대신 미래 기술 품는다
폭스바겐 공장 폐쇄
폭스바겐 공장 폐쇄 / 출처 : ‘더위드카’ DB

독일 자동차 산업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폭스바겐이 자국에서 자동차 생산을 멈춘다.

지난 16일 현지시간, 폭스바겐은 드레스덴 ‘투명 공장’에서 마지막 신차를 생산하며 역사적인 장면을 남겼다.

88년 동안 이어진 기업 역사에서 독일 내 완성차 공장이 문을 닫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때 유럽 자동차 산업의 기준으로 통하던 기업이 생산 중단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시장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래형 공장’의 퇴장…상징이었던 드레스덴에서 멈춘 생산 라인

드레스덴 공장은 폭스바겐의 실험 정신을 상징해온 공간이었다. 2001년 문을 연 뒤 페이톤과 e-골프, 최근에는 전기차 ID.3까지 시대 흐름에 맞춘 전략 모델이 이곳에서 태어났다.

폭스바겐 공장 폐쇄
폭스바겐 공장 폐쇄 / 출처 : 연합뉴스

투명한 유리벽을 통해 조립 과정을 공개하며 미래형 공장의 이미지를 구축한 곳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생산되는 ID.3 GTX에는 근로자들의 서명이 남고, 이 차량은 판매되지 않은 채 방문객을 위한 전시물로 남는다.

생산 중단의 배경에는 겹겹이 쌓인 위기가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 급감, 유럽 전기차 수요 둔화, 미국 시장에서의 관세 부담이 동시에 작용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노사협의회와 구조조정에 합의하며 전 세계적으로 3만5000명 감축 계획을 내놨고, 드레스덴 공장도 이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 남아 있는 230명의 근로자에게는 퇴직금과 은퇴 패키지, 다른 사업장으로 이동할 수 있는 선택지가 제공된다.

폭스바겐 공장 폐쇄
폭스바겐 공장 폐쇄 / 출처 : 연합뉴스

실적 부담도 컸다. 폭스바겐은 올해 3분기 10억7000만 유로의 세후 순손실을 기록하며 2020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냈다.

현대차 추격 속 흔들리는 1위 구도…폭스바겐의 입지 변화

이런 상황에서 경쟁 구도의 변화는 위기감을 더 키웠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판매 순위에서 폭스바겐을 바짝 추격하며 2위 자리를 위협하는 위치까지 올라섰다.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가 주행거리와 충전 성능, 완성도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 시기에는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공백을 메웠다.

판매 대수에서는 폭스바겐이 앞서 있지만, 수익성에서는 현대차가 앞서는 분기가 나타난 점도 경영진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폭스바겐 공장 폐쇄
폭스바겐 공장 폐쇄 / 출처 : 연합뉴스

다만 폭스바겐을 가장 크게 흔든 요인은 중국 시장이다. 전체 판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중국에서 현지 전기차 브랜드의 성장에 밀리며 기반이 흔들렸다. 이 여파 속에서 유럽과 북미에서도 경쟁 압박이 더해진 모습이다.

흥미로운 점은 공장의 끝이 소멸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드레스덴 공장 부지는 드레스덴 공과대학에 임대돼 인공지능과 로봇공학, 반도체 연구를 위한 캠퍼스로 바뀔 예정이다.

자동차를 만들던 공간이 미래 기술을 탐구하는 장소로 전환되는 이 변화가 어떤 의미로 이어질지,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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