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너무 많아 택시 같다”… 제네시스의 흔함에 지친 아빠들
10년을 타도 고장 없는 ‘무한 신뢰’와 미친 ‘잔존 가치’가 핵심
요트·카라반 끄는 ‘헤비 듀티’ 라이프엔 모노코크 GV80으론 역부족

서울 강남 도산대로에 서 있으면 5분에 한 대꼴로 지나가는 차가 있다. 바로 제네시스 GV80이다.
‘조선 벤틀리’로 불리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엄청난 판매량이 누군가에게는 기피 사유가 된다. 소위 ‘강남 싼타페’가 되어버린 흔함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마니아들이 국내에 팔지도 않는, 혹은 병행 수입으로나 들어오는 ‘토요타 랜드크루저‘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GV80보다 옵션도 부족하고 승차감도 투박한 이 차를 원하는 이들의 심리는 명확하다.
“내 시간은 소중하니까”… 서비스센터 갈 일이 없다
GV80 오너들이 전자장비 오류나 엔진 경고등으로 정보를 공유할 때, 랜드크루저 오너들은 “엔진오일만 갈면 평생 탄다”고 말한다.

랜드크루저는 실제 전쟁터에서도 쓰일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애용되며 ‘지구상에서 가장 튼튼한 차’로 꼽힌다.
사업으로 바쁜 자산가들에게 차량 고장으로 서비스센터를 들락거리는 시간은 돈보다 아깝다. 10년, 20년을 타도 새 차 컨디션을 유지하는 내구성은 화려한 앰비언트 라이트보다 더 큰 ‘심리적 편안함’을 준다.
차는 소모품? 랜드크루저는 ‘자산’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돈’이다. 제네시스를 포함한 대부분의 고급차는 출고 순간부터 가격이 곤두박질친다. 반면 랜드크루저는 전 세계적인 수요 공급 불균형으로 인해 중고가 방어가 기형적일 정도로 잘 된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1~2년 탄 랜드크루저를 샀던 가격 그대로, 혹은 더 비싸게 되파는 경우도 흔하다. “GV80은 타는 순간 감가상각비가 빠져나가지만, 랜드크루저는 현금을 차 형태로 보관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진짜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의 마지노선

주말마다 2톤이 넘는 요트나 대형 카라반을 끌고 나가는 사람들에게 GV80은 불안하다. 도심형 SUV의 모노코크 바디는 무거운 피견인물을 감당하기에 차체 강성이 부족할 수 있다.
반면 강철 프레임을 깐 랜드크루저는 태생이 트럭에 가깝다. 무거운 트레일러를 달고 강원도 고갯길을 넘어도 차체 뒤틀림이나 미션 과열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결국 랜드크루저를 원한다는 건, 단순히 차를 사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 다른 희소성, 고장 스트레스 없는 삶, 그리고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자유”를 1억 원에 사는 행위인 셈이다.
한국 시장에서 대중적인 성공은 불가능하겠지만, GV80이 채워주지 못하는 2%의 갈증을 느끼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최고의 ‘명품 등산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