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S클래스’ 공식 깨졌다… 7시리즈, 벤츠 제치고 2년 연속 1위
벤츠의 ‘EQS’ vs BMW의 ‘i7’… 전기차 전략에서 승부 갈렸다
“뒷좌석도 디지털”… S클래스 대신 ‘젊은 오너’가 7시리즈 택했다

수십 년간 대한민국 부유층의 상징이자 성공의 아이콘은 단연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였다. “강남 아파트 주차장엔 S클래스밖에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S클래스의 위상은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그 견고했던 ‘삼각별의 성벽’이 무너졌다. BMW 7시리즈가 2년 연속 수입 대형 세단 1위를 차지하며 왕좌의 주인이 바뀌었음을 선포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자료에 따르면 BMW 7시리즈는 지난해 5,834대를 판매하며 시장을 리드했다.
단순히 신차 효과로 반짝한 것이 아니라, 2년 연속 1위를 지켰다는 점은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뒤집혔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대체 무엇이 철옹성 같던 S클래스를 밀어내게 만들었을까.
벤츠의 ‘못생긴’ 실수, BMW의 ‘영리한’ 선택

승부는 의외로 내연기관이 아닌 ‘전동화 전략’에서 갈렸다. 벤츠는 S클래스와 전기차 EQS의 디자인을 완전히 분리했다.
하지만 벤츠의 야심작 EQS는 “S클래스의 중후함이 없다”, “조약돌 같다”는 혹평을 받으며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S클래스의 품격을 원하면서 전기차를 타고 싶은 VIP들의 니즈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반면 BMW는 영리했다. 내연기관 7시리즈와 전기차 i7의 디자인을 동일하게 가져가는 전략을 택했다. “전기차도 7시리즈다워야 한다”는 접근이었다.
그 결과, 위화감 없는 디자인에 강력한 전기 모터를 단 i7은 지난해 706대가 팔리며 7시리즈 전체 실적을 견인하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S클래스급 전기차를 원하는 수요를 BMW가 독식한 셈이다.
“회장님도 이제는 직접 운전하고 싶다”

구매층의 변화도 감지된다. 과거 S클래스는 기사가 운전해 주는 ‘쇼퍼 드리븐(Chauffeur-driven)’ 성향이 짙었다면, 최근 젊어진 CEO들과 전문직 종사자들은 직접 운전대를 잡는 ‘오너 드리븐’ 성향과 뒷좌석의 편안함을 동시에 원한다.
BMW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7시리즈는 S클래스 못지않은 안락함을 제공하면서도, BMW 특유의 ‘운전의 재미(Sheer Driving Pleasure)’를 놓치지 않았다.
주중에는 기사를 두고 타다가, 주말에는 직접 몰고 나가도 즐거운 차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4050 젊은 리더들의 지지를 얻었다.
‘영화관’이 된 뒷좌석… 압도적인 하차감
실내 경험의 차이도 컸다. S클래스가 여전히 클래식한 고급스러움에 머물러 있을 때, 7시리즈는 뒷좌석에 31.3인치 8K ‘시어터 스크린’을 달아버리는 파격을 선보였다.

버튼 하나면 뒷좌석이 움직이는 영화관으로 변하는 이 기능은,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신흥 부유층에게 “이게 진짜 럭셔리”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여기에 밤이 되면 빛나는 거대한 키드니 그릴(아이코닉 글로우)이 주는 압도적인 존재감은 도로 위에서 시선을 즐기는 차주들의 만족감을 극대화했다.
결국 이번 2년 연속 1위 수성은,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과 VIP들의 니즈를 BMW가 벤츠보다 한발 앞서 읽어낸 결과다.
S클래스가 다시 왕좌를 되찾으려면, 단순히 고급스러운 가죽을 덧대는 것 이상의 ‘혁신’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