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4년 만에 2위 탈환
벤츠, 화재 여파로 판매 급감
보조금 정책, 국산차 유리 전망

“테슬라가 이 정도로 잘 나갈 줄은 몰랐네”, “벤츠는 이번 이미지 타격 회복이 쉽지 않겠어”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테슬라가 현대차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4년 만에 2위를 탈환한 것이다. 반면, 전기차 화재 악재를 겪은 메르세데스-벤츠는 판매량이 반토막 나며 6위로 추락했다.
테슬라, 4년 만에 현대차 제치고 2위 탈환
7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신규 등록된 테슬라 전기차는 전년 대비 81% 증가한 2만 9,754대로 집계됐다. 이는 현대차(제네시스 제외, 2만 9,685대)를 단 69대 차이로 앞선 수치다.
1위는 3만 5,785대를 기록한 기아가 2년 연속 정상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는 총 12만 2,775대였다.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이 ‘캐즘 현상’으로 불리는 수요 둔화 국면에서도 유일하게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테슬라는 2017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처음으로 연간 신규 등록 대수가 2만 대를 돌파하며 존재감을 확고히 했다.
주력 모델인 모델Y는 1만 8,717대로 베스트셀링카에 올랐고, 모델3도 1만 502대로 전체 5위를 차지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을 견인했다. 이는 테슬라가 가격 조정과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수요를 끌어올린 결과로 분석된다.
배터리 기술·보조금 정책, 시장 판도 좌우해
반면, 다른 수입차 브랜드의 전기차 실적은 부진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8월 발생한 EQE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2023년 9,184대로 4위를 기록했던 벤츠는 지난해 4,507대로 51% 급감하며 6위로 내려앉았다.

4위는 BMW가 6,353대를 기록하며 차지했고, 국내 브랜드인 KG모빌리티는 토레스 EVX를 앞세워 6,189대를 기록하며 5위에 올랐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한 단계씩 상승한 결과다.
올해는 배터리 기술과 정부 보조금 정책이 시장 판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환경부의 ‘2025년 전기차 구매보조금 개편방안’에 따르면, 국산 배터리(NCM)에는 보조금이 집중될 예정이다.
이에 기아 EV6는 최대 580만 원의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하는 테슬라는 170만 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테슬라가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성장세를 유지할지, 현대차와 기아가 자리를 지킬지, 혹은 새로운 강자가 등장할지 주목된다. 올해 전기차 시장은 기술력, 보조금, 브랜드 전략이 복합적으로 얽힌 치열한 경쟁의 장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