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벤츠·테슬라까지 LG엔솔로 집결
전기차 캐즘 속에서도 선택받는 공급망 경쟁력
4680 배터리로 제조사 넘어 솔루션 파트너로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핵심 파트너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토요타와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어 테슬라까지 잇따라 손을 내미는 가운데, 주가는 이날 전일 대비 9,500원 상승하며 최근 9조원 규모의 포드 배터리 계약 해지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신뢰가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줬다.
전기차 시장 수요 둔화, 이른바 캐즘 국면에서도 주도권 경쟁은 오히려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토요타·벤츠도 줄 섰다”…국적·차급 불문 ‘LG엔솔’로 결집하는 이유
존재감은 수주 실적에서부터 증명된다. 북미 시장에 주력하는 토요타와 배터리 파트너십을 맺었고, 테슬라에는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물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벤츠 역시 유럽과 북미 전기차 물량을 장기 계약으로 묶었다. 국적과 차급을 가리지 않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한곳으로 집결하는 모양새다.
배경에는 전략적 생산 거점과 제품 포트폴리오가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와 유럽 내 촘촘한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해 현지 대응력을 높였다.
고성능 하이니켈부터 가격 경쟁력을 갖춘 LFP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갖춰,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다는 점이 강력한 무기로 작용했다.
차세대 ‘4680’ 앞세운 기술 초격차…제조사 넘어 ‘솔루션 파트너’로
수요 둔화 국면에서 이러한 유연함은 더욱 돋보인다. 외형 성장이 핵심이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효율성이 생존의 관건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고급형과 보급형 전기차는 물론 ESS 시장까지 포괄하며 수요 변동 리스크를 상쇄하는 구조를 완성했다. 한쪽이 주춤해도 다른 쪽이 버팀목이 되는 셈이다.
특히 최근 양산 단계에 들어선 4680 원통형 배터리 같은 차세대 공정 기술은, 다른 배터리 업체들이 쉽게 넘기 어려운 기술 격차를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공세·정치 변수 ‘산 넘어 산’…결국 믿을 건 ‘안정적 공급망’
기존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와 출력을 대폭 개선한 신기술은 비용 절감이 절실한 완성차 업체들에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가 되고 있다. 이는 단순 제조사를 넘어 고객사의 신차 설계 단계부터 협력하는 ‘솔루션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굳히는 동력이다.
물론 과제도 있다. LFP 시장 내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와 현지 생산에 따른 비용 상승, 정책 변동성은 상존하는 변수다.

배터리 산업이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 간 보조금과 공급망 정세에 휘둘리는 ‘폴리코노미(Policonomy)’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점도 대비해야 할 대목이다.
결국 완성차 업체들이 다시 LG를 찾는 이유는 안정적인 공급망과 제품 다양성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파트너가 드물기 때문이다.
최근 포드와의 일부 계약 해지라는 악재가 있었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글로벌 완성차 입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여전히 현실적인 대안이자 매력적인 선택지로 평가된다.
시장의 속도는 잠시 늦춰졌을 뿐 전동화의 방향성 자체에 대한 신뢰는 유지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수요 회복과 비용 관리라는 시험대를 어떻게 넘을지가 향후 경쟁 구도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