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충전에 800km”… 600마력 넘는 국산 괴물 전기차 부활

스팅어의 유산이 전기차로 전환
800km 주행, 600마력 전기 세단
기아, 퍼포먼스 EV 시장 도전

자동차 마니아들의 눈길이 다시 기아로 쏠렸다. 한때 국산 퍼포먼스 세단의 아이콘이었던 스팅어가 전기차 시대에 맞춰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한다.

기아는 ‘GT1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단종된 스팅어의 정신을 잇는 고성능 전기 스포츠 세단을 2027년에 공개할 예정이다.

스팅어의 귀환, GT1의 탄생

2017년 등장한 스팅어는 “국산차도 이렇게 달릴 수 있다”는 인식을 남겼지만, 기대와 달리 판매 부진 속에 단종됐다. 그러나 스팅어가 남긴 상징성은 기아에게 여전히 큰 자산이었다.

기아는 이를 전기차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며 GT1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GT1은 단순히 신차가 아닌 스팅어의 유산을 잇는 ‘정신적 후속작’으로 기획됐다. 긴 주행거리와 압도적인 성능을 갖춘 GT1은 글로벌 전기 세단 시장에서 기아의 존재감을 증명할 핵심 카드가 될 전망이다.

800km 주행거리, 600마력대 성능

GT1은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을 기반으로 하는 첫 번째 모델이다.

기존 E-GMP 대비 주행거리가 50% 이상 개선된 eM 플랫폼 덕분에, GT1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800km를 달릴 수 있다. 이는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하고도 여유가 남는 수준이다.

상위 트림에는 듀얼 모터가 적용돼 최고출력 600마력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초대에 도달할 수 있어, EV6 GT조차 뛰어넘는 성능이다.

여기에 기본형은 후륜 구동 단일 모터 방식을 채택해 합리적인 가격과 실용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도 선택지를 제공할 예정이다.

GT 스타일, 그리고 미래 기술

GT1은 EV6나 EV9 같은 SUV가 아닌 전통적인 그랜드 투어러(GT) 스타일로 개발되고 있다. 전장 약 5m의 차체와 날렵한 루프라인은 장거리 주행의 안락함과 동시에 스포츠 세단 특유의 긴장감을 전한다.

실내는 미래지향적 기술로 무장할 전망이다. 롤러블 디스플레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구조, OTA 업데이트, 그리고 레벨 2.5~3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까지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히 빠른 차가 아니라 ‘스마트한 차’를 지향하는 전략으로 읽힌다.

글로벌 전기 세단 전쟁 속 기아

2027년은 테슬라 모델 S, 폴스타 5, 렉서스 전기 세단이 치열하게 맞붙는 해다. 테슬라는 670마력과 630km 주행거리, 폴스타는 884마력급 출력을 내세우며 경쟁에 나서고 있다.

GT1은 긴 주행거리와 합리적인 가격(6~8천만 원대)을 무기로, 성능·효율·가격의 균형을 갖춘 전략적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GT1을 두고 “판매량보다는 브랜드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기아의 반전 카드

최근 기아는 미국에서 쏘울, 셀토스 리콜과 일부 내장재 결함 문제로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다. GT1은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전환할 수 있는 상징적 모델이다.

뿐만 아니라 EV9으로 대형 SUV 시장에서 성과를 낸 기아는 이제 고성능 전기 세단 시장까지 넘보며 ‘크로스오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벗으려 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GT1은 단순한 전기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스팅어의 빈자리를 채우는 동시에, 국산 브랜드도 테슬라·폴스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스팅어의 정신을 이어받아 다시 태어나는 GT1, 800km 주행거리, 600마력대 성능, 그리고 미래 기술까지 담은 이 차는 기아가 글로벌 무대에서 새롭게 써 내려갈 전설의 시작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