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매니아들의 가슴을 뛰게 했던 기아 스팅어의 부활 가능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환호해야 할 팬들의 반응은 다소 복잡하다. 스팅어 후속 모델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히는 건 기술이나 디자인 문제가 아니라, 고성능 전기차 특유의 높은 가격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스팅어의 빈자리, EV6 GT로는 역부족이었다
최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카림 하비브 기아 디자인 총괄 부사장은 인터뷰를 통해 스팅어의 정신을 계승하는 순수 전기 스포츠 세단의 출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기아는 스팅어를 단종시킨 뒤 그 빈자리를 고성능 전기 크로스오버인 EV6 GT로 채우려 했다.

강력한 듀얼 모터를 얹어 폭발적인 가속력을 자랑하는 EV6 GT는 성능 면에서 스팅어를 훌쩍 뛰어넘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미묘하게 엇갈렸다. 낮게 깔린 차체와 날렵한 비율을 자랑하는 정통 스포츠 세단의 매력은, 키가 큰 크로스오버 패키징이 구조적으로 완벽히 대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도로에 웅크린 듯한 자세가 주는 안정감과 감성적인 주행 질감을 원했던 기존 스팅어 오너들에게 EV6 GT는 훌륭한 고성능 전기차였지만, 진정한 의미의 스팅어 후속은 아니었던 셈이다.
이로 인해 끊임없이 새로운 전기 세단에 대한 팬들의 요구가 빗발쳤고, 결국 기아 내부에서도 스팅어라는 이름이 가진 상징성을 이어갈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게 된 상황이다.
발목 잡은 고성능 전기차의 무거운 계산서

문제는 현실적인 예산과 시장의 수용성이다.
과거 내연기관 스팅어는 4천만 원대에서 시작해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후륜구동 스포츠 세단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강력한 무기였다.
그러나 이를 고성능 전기차로 치환하는 순간 계산기는 완전히 다르게 작동한다.
슈퍼카에 버금가는 출력을 견디기 위한 대용량 배터리팩, 정밀하게 조율된 듀얼 모터 시스템, 차체를 제어할 전용 열관리 및 하체 세팅까지 더해지면 차량의 원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실제로 카림 하비브 부사장 역시 고성능 전기차를 만드는 데 드는 높은 비용이 양산 결정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이 가격을 시장이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과거의 스팅어가 뽐내던 대중적인 접근성은 사라지고, 프리미엄 수입 전기차나 상위 브랜드의 모델들과 가격으로 직접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오기 때문이다.
아무리 디자인이 유려하고 성능이 뛰어나더라도 대중 브랜드의 한계를 넘어선 비싼 가격표가 붙는다면 선뜻 지갑을 열기는 쉽지 않다.
기아는 현대차의 아이오닉 5 N이나 제네시스 마그마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고성능 전동화 방향성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