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격이면 안 살 이유가 없다”…한국차 출시되자마자 ‘주문 폭주’

동급 최강 가성비로 승부수
해치백 최고 수준의 공간성
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까지 삼각공세

유럽 해치백 시장의 절대 강자인 폭스바겐 골프에 강력한 도전자가 등장했다.

기아가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인 K4 해치백이 골프보다 약 215만 원 저렴하게 출시되며, 본격적인 경쟁의 막을 올렸다.

10월 2일 기아가 공개한 K4 해치백의 영국 판매가는 골프에 비해 확연한 가격 우위를 보이며 유럽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유럽 해치백 시장의 판도에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가격 경쟁력으로 골프 아성에 도전

K4 해치백의 엔트리 모델인 퓨어 1.0 T-GDI 트림은 2만 5,995파운드로, 골프의 최저가 트림인 ‘라이프’보다 2,155파운드 저렴하다.

두 차량 모두 113마력의 출력을 발휘하지만, K4는 1.0리터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을, 골프는 1.5리터 내연기관 엔진을 사용한다. 더 작은 배기량에 친환경 기술까지 갖춘 K4가 같은 성능을 더 효율적으로 구현한 셈이다.

자동변속기를 원하는 소비자에게도 K4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7단 DCT 모델은 2만 7,495파운드로, 골프 수동 모델보다도 약 124만 원 저렴하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사양을 포기한 것도 아니다. 엔트리 트림부터 듀얼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을 기본 탑재하고,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챗GPT 기반 AI 음성 비서 기능까지 지원한다.

실내 공간과 다양한 트림으로 차별화

K4는 실내 공간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전장 4,440mm, 전폭 1,850mm의 차체에 2열 레그룸 964mm, 트렁크 용량 438리터를 확보해 동급 최고 수준의 공간을 제공한다.

상위 트림도 탄탄한 구성을 갖췄다. GT-Line은 2만 9,995파운드부터 시작하며, 최고급 사양인 GT-Line S는 3만 3,995파운드, 177마력의 1.6 T-GDi 엔진을 탑재한 최상위 모델은 3만 6,195파운드에 판매된다.

반면, 골프 R-Line은 147마력 1.5리터 엔진만 제공되며 3만 1,490파운드로, K4보다 낮은 성능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전방위 전략

기아는 K4를 중심으로 유럽 시장을 정조준한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소형 CUV 스토닉의 부분 변경 모델과 함께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투입할 계획이다.

전기차 부문에서는 해치백 EV4와 SUV EV5를 출시한다. 이 중 EV4는 기아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첫 현지 전기차로, 유럽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해치백 형태로 제작된다. EV5는 패밀리카 콘셉트로 최대 530km의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K4는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 생산되며, 이는 투싼 생산이 미국 앨라배마 공장으로 이전된 뒤 생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다. 상반기 기준 80.4%였던 멕시코 공장 가동률은 K4 투입으로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K4를 필두로 해치백부터 SUV까지 균형 잡힌 라인업을 갖추며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전략”이라며, “전기차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 첫 전기차 20만 대 판매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유럽 시장에서 31만 4,535대를 판매해 4.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K4는 독창적인 디자인, 넉넉한 실내 공간, 그리고 무엇보다 강력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골프를 고려하던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