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증시를 쥐락펴락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거대한 자금 줄기가 극단적인 방향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대형주가 즐비한 코스피 시장에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짐을 싸는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공격적으로 알짜배기 주식들을 주워 담으며 극명한 온도 차이를 만들어냈다.
코스피 9조 원 썰물, 코스닥 1조 원 밀물
최근 한국거래소 자료를 살펴보면 외국인들의 코스닥 편애 현상은 수치로 명확하게 드러난다. 이달 11일까지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무려 9조 4천억 원이 넘는 주식을 매정하게 팔아치웠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는 1조 2천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거침없는 사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불과 열흘 남짓한 기간에 지난달 코스닥 전체 순매수 규모를 가뿐히 넘어서며 자금의 물꼬를 완전히 틀어버린 모습이다.
고유가와 인공지능 전력난의 해답, 원전 싹쓸이

이들이 가장 열광하며 사들인 분야는 단연 원자력 발전 관련 기업들이다. 외국인들은 코스닥 시장에서 원전 관련 기업인 우리기술 주식을 1천700억 원 넘게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최근 미국과 이란이 얽힌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로 국제 유가가 무섭게 치솟자, 흔들림 없는 에너지를 확보하려는 심리가 투자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폭발하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수요를 감당할 현실적인 대안이 원전이라는 굵직한 계산도 깔려 있다.
불확실성 피난처이자 성장 엔진, 바이오 집중 매수
원전의 뒤를 이어 외국인들의 선택을 받은 곳은 신약 개발과 의료 기기를 다루는 바이오 기업들이다. 에임드바이오와 알테오젠 등 굵직한 코스닥 바이오 기업들에 각각 수백억 원의 뭉칫돈이 몰려들었다.

전쟁과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외부 환경에 덜 휘둘리면서도 확실한 독자적 기술력으로 수출 성과를 내는 바이오 산업의 방어적 매력과 성장성이 동시에 돋보인 결과다.
막대한 정책 자금과 펀드 훈풍, 중소형주의 화려한 부활
단순한 업황 호조를 넘어 코스닥 시장 전체를 감싸고 있는 든든한 정책적 뒷배도 외국인들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책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150조 원 규모의 막대한 국민성장펀드가 향후 5년간 유망 중소기업에 대거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국내 증시에 처음으로 코스닥 중소형주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투자하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 상품들까지 연이어 상장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형주 위주의 자금 흐름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있던 코스닥 알짜 중소형주들에게 새롭고 강력한 수급의 고속도로가 뚫린 셈이라고 분석했다. 당분간 코스닥 시장을 향한 글로벌 자본의 따뜻한 훈풍은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