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노동 시장에서 외국인 근로자는 더 이상 낯선 이방인이 아니다. 특히 코리안 드림을 안고 한국 땅을 밟은 한국계 중국인들의 경제적 위상이 예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단순하고 고된 밑바닥 노동을 전담하며 저임금에 시달리던 과거의 꼬리표를 떼어내고 있다. 이제는 번듯한 체류 자격을 바탕으로 내국인 못지않은 두둑한 월급봉투를 챙기며 수도권 경제의 한 축을 꿰차고 있는 형국이다.
10명 중 3명은 한국계 중국인, 수도권 상권 주도
최근 발표된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 상주하는 15세 이상 외국인은 169만 명을 훌쩍 넘겼다. 이 거대한 인구 집단에서 무려 30퍼센트에 육박하는 절대다수가 바로 한국계 중국인이다.
국내에 머무는 재외동포와 방문 취업 체류자의 70퍼센트 이상이 이들로 채워져 있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들의 거주지 쏠림 현상이다.

한국계 중국인의 76퍼센트 이상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밀집해 생활하고 있다. 방문 취업 자격으로 범위를 좁히면 그 비중은 81퍼센트까지 치솟으며, 사실상 수도권 상권과 지역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영주권 쥐고 고소득 껑충, 월 300만 원 이상 수두룩
이들의 경제적 체급을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지표는 단연 임금 수준이다. 현재 외국인 임금 근로자의 36퍼센트 이상이 월 3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특히 체류 자격에 따른 소득 격차가 뚜렷한데, 오랜 기간 한국에 머물며 영주권을 따낸 이들의 경우 무려 59퍼센트가 월 300만 원 이상을 벌어들인다.
한국계 중국인 상당수가 이미 영주권이나 재외동포 비자를 획득해 안정적인 경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넉넉한 주머니 사정을 짐작할 수 있다.

반면 고용허가제를 통해 단기로 들어온 비전문 취업 외국인들의 68퍼센트가량은 여전히 월 200만 원대 구간에 갇혀 있다. 같은 외국인 노동자라는 울타리 안에서도 자격에 따라 철저한 계급이 나뉘고 있는 셈이다.
고령화 속에서도 탄탄한 입지, 달라진 노동 지형
체류 자격별 연령대를 살펴보면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단순 노무에 종사하는 비전문 취업자는 30대 이하 젊은 층이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하지만 한국계 중국인이 주축을 이루는 재외동포 체류자의 경우 60세 이상 고령층의 비율이 40퍼센트에 육박한다.
나이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과 인맥을 바탕으로 한국 노동 시장에서 굳건하게 고소득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 노동 시장 업계 관계자는 과거 값싼 노동력의 상징이었던 한국계 중국인들이 이제는 수도권에 정착해 탄탄한 경제력을 갖춘 중산층으로 편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늘어나는 외국인 인구를 우리 사회의 진정한 구성원으로 껴안기 위해서는 이처럼 극명하게 갈리는 소득 양극화를 해소할 정교한 정책이 시급한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