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00만 원 주고 현대차를 왜 사냐” 국내선 외면…월 판매량 두 자릿수 ‘굴욕’
아이오닉 5 N의 ‘가상 변속’, BMW M3도 탑재 확정… “현대가 옳았다”
‘방구석 여포’ 취급받던 N, 글로벌 고성능 전기차 ‘교과서’ 됐다

“7천만 원대면 테슬라를 사지, 굳이 현대를 왜 사냐”, “첨단 전기차에 굳이 옛날 내연기관 변속 느낌을 넣는 건 억지 감성 아니냐.”
지난해 현대차의 야심작 ‘아이오닉 5 N’이 출시됐을 때 국내 자동차 커뮤니티의 반응은 싸늘했다. 7,600만 원이라는 높은 가격표와 ‘가짜 변속 충격’이라는 생소한 기능은 조롱거리가 되기 일쑤였다.
판매량은 처참했다. 출시 초기 반짝 인기를 제외하면 국내 월평균 판매량은 100~200대 수준에 머물렀고, 최근에는 두 자릿수까지 떨어지며 ‘도로 위 유니콘’ 취급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 시장이 철저히 무시했던 이 차의 기술을, 세계 최고의 엔진 장인 BMW가 자존심을 굽히고 받아들였다.
“현대차가 맞았다”… BMW의 항복 선언

최근 자동차 외신에 따르면, BMW가 개발 중인 차세대 M3 전기차(노이에 클라세 기반)에 ‘에뮬레이티드 기어 시프트(Emulated Gear Shift)’ 기능이 탑재된다.
이는 현대차의 ‘N e-쉬프트’와 완벽하게 동일한 개념이다. 모터 제어를 통해 내연기관차처럼 ‘웅~ 철컥’ 하는 변속 충격과 RPM 상승감을 흉내 내는 기술이다.
BMW M 사업부를 이끄는 프란치스쿠스 반 밀 CEO조차 과거엔 전기차의 인위적인 변속감에 회의적이었지만, 아이오닉 5 N이 보여준 ‘운전의 재미’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BMW는 이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10배 빠른 연산 속도를 자랑하는 ‘하트 오브 조이(Heart of Joy)’ 시스템까지 개발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쓸데없는 기능”이라며 비웃던 기술이 BMW M의 차세대 핵심 무기가 된 셈이다.
안방에선 ‘찬밥’, 밖에선 ‘최고 수준의 기술력’ 인정받는 회사

아이오닉 5 N의 국내외 온도 차는 극명하다. 한국에서는 “승차감 딱딱한 비싼 택시” 취급을 받지만, 해외에서는 ‘탑기어 올해의 차’, ‘월드 퍼포먼스 카’ 등 굵직한 상을 휩쓸며 포르쉐 타이칸과 비견되는 명차 대우를 받는다.
특히 해외 매체들은 N e-쉬프트에 대해 “전기차 시대에 운전자가 기계와 교감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현실로 가져왔다”며 극찬을 쏟아냈다.
국내 판매 부진은 한국 특유의 ‘가성비’와 ‘브랜드(하차감)’ 중시 문화 탓이 크다. 같은 값이면 제네시스나 벤츠 엔트리 모델을 사는 게 낫다는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숫자가 아닌 감성”을 외쳤지만, 한국 시장은 여전히 “제로백 몇 초?”와 “남들이 알아주나?”에 머물러 있었다.
1300마력 괴물도 ‘현대차 방식’ 따른다

BMW가 2027년 선보일 차세대 전기 M3는 4개 모터로 최대 1,300마력을 내는 괴물이다. 하지만 출력이 아무리 높아도 운전의 ‘재미’가 없다면 그저 이동 수단일 뿐이라는 걸 BMW는 깨달았다. 그리고 해답을 현대차 N에서 찾았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현대차가 독일차를 분해하며 배웠지만, 이제는 BMW가 현대차 로직을 벤치마킹할 정도”라며 “국내 반응과 별개로 ‘펀 드라이빙’을 밀어붙인 알버트 비어만 고문과 연구진의 뚝심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아이오닉 5 N은 한국 자동차 역사상 가장 아이러니한 모델로 남을 공산이 크다. 안방에서는 “그 돈이면…” 소리를 듣지만, 밖에서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바꾼 선구자로 기록되고 있기 때문이다.
BMW의 이번 결정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편견 때문에 우리 기술이 만든 진짜 ‘명차’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