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 혈맹이 어쩌다 원수로”… 미국과 이란, ‘돌이킬 수 없는 강’ 건넌 이유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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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6월, B-2 스텔스 폭격기가 이란의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핵시설을 동시 타격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은 미국과 이란 관계의 현주소를 극명히 보여줬다.

올해 1월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생포 작전으로 자신감이 고조된 미국은 다시 한번 이란을 향해 군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70년 전만 해도 굳건한 동맹이었던 두 나라가 어떻게 중동에서 가장 위험한 적대 관계로 변했을까.

1920년대 팔레비 왕조는 서구식 근대화를 추구했고, 미국은 중동 원유 확보를 위해 이란을 전략적 교두보로 삼았다. 1953년 미국과 영국이 주도한 쿠데타로 모사데크 총리를 실각시킨 뒤, 팔레비 왕정은 1959년 미국과 본격적인 군사안보 협력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 밀월은 26년 만에 끝났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호메니이가 신정일치 체제를 수립하면서 양국은 동맹에서 적대국으로 급전환했다.

특히 같은 해 11월 테헤란 미 대사관 인질 사태는 결정타였다. 444일간 억류된 미국인 52명을 구출하기 위해 카터 행정부가 투입한 델타포스의 ‘독수리 발톱’ 작전은 실패로 끝났고, 이는 미국의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군사 충돌로 점철된 40년, 빈센스호부터 솔레이마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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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셈 솔레이마니 / 출처 : 연합뉴스

1980년부터 8년간 이어진 이란-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은 이란의 적인 이라크를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1988년 7월 페르시아만의 미 해군 순양함 빈센스호가 이란 여객기를 오인 격추해 290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양국 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적대로 몰아넣었다.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란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이후, 군사적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결정적 전환점은 2020년 1월이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를 드론 공격으로 암살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암살이 아니라 적국 군부 최고위급 인사를 공개적으로 제거한, 사실상의 전쟁 행위였다.

군사 전문가들은 “솔레이마니 암살은 미국이 이란에 대해 더 이상 외교적 해결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신호였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2018년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JCPOA) 일방 파기 이후, 양국은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지 못했다.

핵시설 직접 타격, 전략폭격기 시대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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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 스텔스 폭격기 / 출처 : 연합뉴스

지난해 6월 단행된 ‘미드나잇 해머’ 작전은 미국의 대이란 군사전략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B-2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해 이란 내 3개 주요 핵시설을 동시 타격한 이 작전은 냉전 시대 전략폭격의 현대적 재현이었다.

특히 포르도 시설은 지하 깊숙이 건설돼 ‘난공불락’으로 여겨졌으나, 미국은 벙커버스터급 무장을 활용해 이를 무력화했다. 국방 전문가들은 “이란의 핵 개발 능력을 최소 5년 이상 후퇴시킨 작전”이라고 평가한다. 또한 나탄즈와 이스파한 시설 타격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인프라를 사실상 마비시켰다.

이 작전의 전략적 의미는 명확하다. 외교적 협상 없이 직접적인 군사력으로 이란의 핵무장을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올해 1월 베네수엘라 마두로 생포 작전 이후 미국의 군사적 자신감은 더욱 높아졌고, 이란을 향한 추가 군사 작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중동 안보 지형의 재편, 끝나지 않은 갈등

이란 미국 트럼프
미·이란 관계 / 출처 : 연합뉴스

1953년 쿠데타부터 2025년 핵시설 폭격까지, 70년간 이어진 미·이란 관계는 동맹-단절-군사 충돌의 전형적인 패턴을 보여준다. 특히 최근 2년간의 군사적 에스컬레이션은 냉전 종식 이후 가장 직접적인 강대국의 군사력 투사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군사 분석가들은 “미국의 일방적 군사 작전이 단기적으로는 이란의 핵 위협을 제거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강경한 보복과 러시아·중국과의 군사 협력 강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이란은 최근 러시아제 최신 방공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며, 중국과의 군사 훈련도 확대하고 있다.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47년간 쌓인 불신과 적대감은 이제 군사적 충돌로만 표출되고 있다. 2026년 현재, 결국 미국 군사 작전의 시계를 작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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