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니발급 가격에도 다른 길, 일본형 오디세이의 선택
덩치 대신 효율… 연비 19km/L로 차별화
한국 상륙 땐 미니밴 경쟁 구도 달라질까

혼다의 일본형 오디세이가 조용히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섰다. 겉으로 보면 변화는 크지 않다. 그러나 가격과 연비, 그리고 차의 성격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카니발과 비슷한 가격대에 서 있으면서도, 크기나 좌석 수가 아닌 효율과 주행 감각을 앞세운 전혀 다른 방향을 선택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크기 대신 효율을 택했다… 연비로 승부 거는 혼다의 오래된 미니밴
일본에서 판매 중인 오디세이는 우리가 아는 북미형과는 다른 계보다. 2013년 등장한 뒤 여러 차례 손질을 거쳤고, 지금은 중국에서 생산해 일본으로 들여오는 방식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최신형인 2026년형 역시 큰 변화는 없다. 새 색상 하나, 뒷좌석 수동 선쉐이드가 추가된 정도다.

그럼에도 가격은 500만 엔을 훌쩍 넘겼다. 원화로 환산하면 약 4,800만~5,200만 원 수준이다. 숫자만 보면 국내 카니발 하이브리드 상위 트림과 겹친다.
여기서 흥미로운 지점이 나온다. 같은 가격대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카니발이 크기와 좌석 수로 다목적성을 강조한다면, 오디세이는 차체를 낮추고 연비와 주행 안정성을 우선한 패밀리 미니밴을 지향한다.
특히 연비는 이 차의 가장 큰 무기다. 일본 기준 공인 연비는 약 19~20km/L 수준이다. 실제 주행에서도 18km/L 안팎이 거론된다.
국내 카니발 하이브리드의 복합 연비가 13~14km/L인 점을 떠올리면 차이는 제법 크다. 같은 기름값을 내고 더 멀리 가는 셈이다. 출퇴근과 주말 가족 이동을 모두 고려하는 소비자라면 체감이 분명히 달라질 수 있다.
크지 않아도 충분하다… 공식에서 벗어난 오디세이의 계산법


물론 부족한 점도 있다. 최신 미니밴에서 기대하는 통풍 시트나 대형 디스플레이, 고급 편의 사양은 많지 않다. 공간감에서도 카니발이 앞선다.
그러나 오디세이는 애초에 다른 답안을 들고 나왔다. 필요 이상으로 크지 않고, 조용하며, 연료비 부담을 낮춘 이동 수단이다. ‘패밀리카는 꼭 커야 한다’는 공식을 비켜 간 선택지다.
만약 이 차가 한국에 들어온다면 경쟁 구도도 달라질 수 있다. 크기와 좌석 수 대신 효율과 주행 감각으로 카니발과 나란히 선다. 같은 가격대에서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내구성 중심의 브랜드 이미지도 선택 요인이 된다. 소비자 선택지는 넓어진다.
다만 시장이 이 해법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지금으로서는, 기존 공식을 벗어난 이 오디세이가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지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