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판매 반토막 ‘위기’… 안정적 고급 소비처로 한국 위상 급부상
10년 전 ‘변방’에서 ‘핵심’으로… CEO 잇따라 방한, 태세 전환
한정판 쏟아낸다…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 잡기, ‘슈퍼 갑’ 위엄

최근 포르쉐의 한국 사랑이 유별나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신차 배정 순위에서 밀리거나 한글화 지원이 늦어 불만을 샀던 것과는 딴판이다.
한국만을 위한 ‘존더분쉬(주문 제작)’ 에디션을 내놓는가 하면, 글로벌 CEO가 직접 서울을 찾아 911 신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기도 했다.
급격한 태세 전환의 배경엔 글로벌 럭셔리 시장의 지각변동이 있다. 포르쉐의 최대 시장이던 중국이 흔들리며, 구매력과 안목을 갖춘 한국이 아시아의 새 ‘핵심 거점(Hub)’으로 떠올랐다.
‘큰손’ 중국의 몰락, 포르쉐의 다급해진 SOS
수치는 명확하다. 포르쉐의 든든한 뒷배였던 중국 시장 판매량은 2022년 약 9만 5천 대에서 지난해 4만 대 수준으로 3년 만에 56%나 폭락했다. 중국 토종 전기차들의 기술력 향상과 애국 소비 열풍에 밀려 설 자리를 잃은 탓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포르쉐 본사 입장에서 한국은 더 이상 ‘작은 시장’이 아니다. 한국은 인구 대비 포르쉐 판매량 세계 1위이자, 전체 판매량으로도 글로벌 Top 3~4위를 다투는 ‘알짜 시장’이다.
중국에서 빠진 막대한 매출 공백을 메워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자, 흔들리지 않는 충성 고객층을 보유한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한국 고객은 까다롭지만, 확실하다”
포르쉐가 한국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단순히 판매량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 소비자 특유의 ‘높은 눈높이’가 포르쉐의 브랜드 전략과 맞아떨어졌다.
기본 모델(깡통) 위주로 팔리는 유럽과 달리, 한국 소비자들은 최신 옵션과 최고급 가죽, 고성능 트림을 선호한다. 객단가가 높을 뿐만 아니라,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포르쉐 입장에서는 한국에서 성공하면 세계 어디서든 통한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완벽한 ‘프리미엄 테스트베드’인 것이다.
대우가 달라졌다… 이제는 우리가 ‘갑’
과거 한국 소비자들이 포르쉐를 사기 위해 1~2년을 묵묵히 기다리는 ‘을’이었다면, 이제 상황은 역전됐다. 포르쉐는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선보인 ‘타이칸 터보 K-에디션’이나 하회탈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 등은 한국 시장에 대한 존중 없이는 불가능한 기획이다. 또한 서비스 센터 확충과 스톡(재고) 차량 확보에도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 붕괴가 역설적으로 한국 소비자에겐 기회가 됐다”며 “포르쉐 본사가 한국을 ‘아시아의 맹주’로 인정한 만큼, 더 나은 서비스와 혜택을 당당히 요구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