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중국에 다 뺏긴다”…차 잘 만들어놓고 ‘초비상’ 걸린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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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퍼 일렉트릭, 잘 만든 차지만 1~2년 대기라는 벽
기다림의 틈새 파고든 1천만 원대 BYD 전기차
국적보다 빠른 출고, 보급형 EV 판 흔들린다
BYD 돌핀 액티브 출시
BYD 돌핀 액티브 출시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연합뉴스

중국 전기차가 한국 시장 문을 두드릴 때마다 “그래도 국산은 다르다”는 말이 반복돼 왔다.

실제로 한국 소비자들 사이에는 여전히 중국차에 대한 거리감이 존재한다. 품질, 안전, 브랜드 신뢰를 이유로 들며 고개를 젓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최근 흐름은 이 공식이 언제까지 유효할지 묻고 있다. 값이 싸고, 차가 바로 나오며, 생각보다 잘 달린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차는 좋은데 언제 오나요?” 캐스퍼 일렉트릭 앞에서 멈춘 소비자들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차의 캐스퍼 일렉트릭이다. 작은 차체에 실용성을 꽉 채운 이 모델은 출시 이후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꾸준히 받아왔다.

BYD 돌핀 액티브 출시
캐스퍼 일렉트릭 / 출처 : 연합뉴스

세컨드카로 샀다가 어느새 메인카가 됐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도심 주행에서의 편안함, 전기차 특유의 정숙성, 부담 없는 크기가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한국 도로 위에서 상대적으로 ‘싼 차’로 인식돼 양보를 덜 받는다는 푸념이 따라붙을 뿐, 차 자체에 대한 불만은 크지 않다.

문제는 수요보다 공급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주문 후 실제 인도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옵션에 따라 1년을 훌쩍 넘기고, 길게는 2년 가까이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해외 수출 물량이 늘어난 상황에서 국내 배정은 제한적이고, 생산 여건도 빠르게 유연해지지 못했다. 마음에 드는 차가 있어도 “언제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 앞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망설이게 된다.

호기심을 넘어 선택지로… 1천만 원대 BYD가 흔드는 보급형 전기차 시장

BYD 돌핀 액티브 출시
BYD 돌핀 액티브 / 출처 : BYD

바로 이 지점에서 중국 전기차가 파고든다. BYD를 중심으로 한 중국 브랜드들은 이미 국내에서 월 1천 대 안팎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처음엔 호기심, 그다음은 가격, 그리고 이제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최근 국내 출시가 거론되는 BYD 돌핀 액티브는 이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보조금을 고려하면 2천만 원 초반, 일부 지역에서는 1천만 원대 후반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크기는 경차보다 훨씬 크고, 주행거리도 넉넉하다.

“중국차는 싫지만…” 기다림 앞에서 흔들리는 소비자 선택

중국차에 대한 반발심이 여전히 강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 계약하면 언제 오느냐”는 질문에 명확한 답을 주지 못하는 순간, 소비자의 선택지는 달라진다.

BYD 돌핀 액티브 출시
캐스퍼 일렉트릭 / 출처 : 연합뉴스

국산을 사고 싶어도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마음은 흔들린다. 그 사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가 재고를 갖추고 시장에 깔린다면, 일부 수요가 이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일 수 있다.

결국 경쟁의 핵심은 국적이 아니라 속도와 공급이다. 잘 만든 차가 있어도 제때 나오지 않으면 선택받기 어렵다.

엔트리 전기차 시장에서 벌어지는 이 조용한 변화는, 아직은 작은 균열처럼 보일지 모른다. 다만 이 균열을 방치할 경우 어떤 그림으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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