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전 완판된 BMW iX3, 유럽 시장이 먼저 반응했다
805km 주행·10분 충전, 전기 SUV 기준이 달라졌다
노이어 클라쎄 첫 주자, BMW 전동화 전략이 속도를 낸다

BMW가 야심 차게 준비한 ‘다음 장’에 시장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했다. 아직 고객 인도가 시작되기도 전인 신형 전기 SUV iX3가 2026년 유럽 생산 물량을 사실상 ‘완판’하며 예상치를 뛰어넘는 주문 속도를 기록 중이다.
본고장 독일에서는 공개 후 불과 6주 만에 3,000대 넘는 계약이 몰렸고, 일부 국가에서는 주력 모델인 내연기관 X3의 판매량을 넘어서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배터리부터 충전까지 전면 교체, 전기 SUV의 기준을 다시 세우다
iX3가 이토록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새로운 모델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iX3는 BMW가 순수 전동화 시대를 대비해 바닥부터 새로 설계한 차세대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Neue Klasse)’를 적용한 첫 번째 주인공이다.
배터리부터 전압 구조, 구동계에 이르기까지 기존 모델과는 설계의 궤를 완전히 달리한다. 기존 각형 배터리 대신 원통형 셀을 채택하고 800볼트 고전압 시스템을 도입해, 전력 효율과 충전 속도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그 결과 1회 완충 시 유럽 기준 최대 805km 주행이 가능하며, 단 10분 충전만으로도 370km 안팎을 달릴 수 있는 압도적인 성능을 뽑아냈다. 수치만 보더라도 전기차에 낯선 소비자들까지 단번에 매료시킬 만큼 직관적인 변화다.
가속과 균형의 공존, 전동화 시대에도 이어진 BMW의 공식
주행 성능 또한 BMW가 오랜 시간 고수해온 드라이빙의 즐거움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는다. 듀얼 모터 사양인 iX3 50 xDrive는 최고출력 약 469마력을 뿜어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단 4.9초면 충분하다.
단순히 효율만 앞세운 전기 SUV라기보다는, 익숙한 주행감을 전동화 기술로 완벽히 구현해낸 인상에 가깝다. 차체 크기 역시 중형 SUV로서 일상 주행과 장거리 여행 모두를 만족시키는 최적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공장부터 달라졌다, 전기차 시대를 향한 BMW의 방향 전환
생산 전략 측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변화가 엿보인다. 헝가리 데브레첸 신공장은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운영되며, 차량 제작 과정 전반에 걸쳐 상당량의 재활용 원자재를 투입한다.

이는 전기차가 주행 중 배출가스를 줄이는 것을 넘어,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이 친환경적인 선순환 구조를 갖췄음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BMW가 iX3를 특정 시장을 겨냥한 실험작이 아니라 가장 볼륨이 큰 핵심 차급으로 전면에 내세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iX3는 시작에 불과, 노이어 클라쎄가 바꿀 BMW의 다음 장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비단 iX3 한 대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BMW는 오는 2027년까지 40여 개의 신모델에 노이어 클라쎄의 기술력을 순차적으로 이식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전기차가 소수 얼리어답터의 전유물을 넘어 대중 시장으로 깊숙이 파고드는 과정에서, 과연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기대가 모인다.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이 실제 도로 위에서 증명해낼 진짜 가치는, 이제 막 본격적인 시험대 위에 올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