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못 버텨”, “가슴이 무너진다”…건설직 아버지의 ‘한숨’

2008년보다 더 심각한 건설 침체, 현장 좌절감
금융위기 때는 9개월만에 금리 3.25%p 내렸는데
이번엔 8개월간 0.75%p 그쳐… 회복 더뎌
건설 침체

“현장에서 일하던 인부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어요. 20년 넘게 일한 베테랑도 이제는 일거리를 구하기 힘들다며 한숨만 쉽니다.”

15년차 건설 현장 관리자 김모씨(45)의 목소리에서 절망감이 묻어났다.

지금의 건설 침체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더 빠르게, 더 깊게 빠지는 건설 경기

건설 침체
건설 현장 / 출처 : 연합뉴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은 15일 발간한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한 최근 건설경기 진단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현재 건설 경기 침체가 2008년보다 더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수치로 보면 더 명확하다. 건설 경기를 미리 보여주는 건설수주는 2023년 전년 대비 16.6% 감소해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감소율(-6.1%)의 거의 3배에 달했다.

건산연은 “최근 건설경기 침체가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주택 수요 감소, 원자재 가격 상승, 금융 여건 악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회복 가능성이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5.25%에서 2.0%까지 불과 9개월 만에 3.25%포인트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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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노동자들 / 출처 : 연합뉴스

그러나 현재는 2023년 9월 3.5%에서 2024년 5월 2.75%로 8개월 동안 0.75%포인트 내리는 데 그쳤다.

일자리 급감, 서민 경제 연쇄 타격

건설업은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산업이다. 2008~2012년 건설경기 침체기에는 무려 51.1만 명의 취업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지금의 침체가 더 장기화되면 더 많은 실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건설 노동자들의 고통은 그 가족에게도 이어진다. 30대 건설노동자 이모씨는 “아이가 둘인데 일감이 없어 저축한 돈을 까먹고 있다”며 “아내에게 ‘이제 어떡하냐’는 말을 들을 때마다 가장으로서 가슴이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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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장 / 출처 : 연합뉴스

구조적 변화와 복합적 요인들

이번 건설경기 침체는 2008년 금융위기와 달리 여러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첫째는 경제 저성장이다.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에는 GDP 성장률이 7%로 반등했지만, 최근에는 2023년 1.4%, 2024년 2.0%에 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2% 미만의 저성장이 예상된다.

둘째,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증가가 건설사 수익과 주택 가격에 부담을 주고 있다. 셋째, 고금리와 대출 규제로 인한 주택 수요 감소와 가구 수 증가세 둔화도 주요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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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장 / 출처 : 뉴스1

건산연 관계자는 “과거에는 SOC 투자 확대나 빠른 금리 인하로 신속하게 경기를 부양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고물가와 고부채, 미국과의 금리 역전 등으로 정책 운신의 폭이 좁다”고 설명했다.

건산연은 공공 발주 정상화, 도심 재정비사업 활성화 등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민간 자본 활용과 산업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건설업계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정책 지원을 목소리 높여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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