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쌓아올린 공든 탑인데 “입 싹 닫고 있었네?”…세계 10위라던 기업의 충격 ‘반전’

유럽 법원, 신왕다 배터리 특허 침해 인정
LG의 기술 방패, 중국 신흥 강자에 제동
특허 전쟁 속 배터리 시장 질서 재편 예고
신왕다 배터리 특허 침해
출처 : 연합뉴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보이지 않는 전쟁에서 또 하나의 변곡점이 찍혔다.

독일 법원이 중국의 신흥 강자 신왕다(Sunwoda)의 특허 침해를 인정하며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는 단순한 소송의 승패를 넘어, 기술 패권을 둘러싼 경쟁의 룰이 유럽 시장의 심장부에서 재확인됐음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다.

유럽 전기차 시장 흔든 LG 특허의 벽, 신왕다에 닥친 경고장

신왕다는 불과 20여 년 만에 IT 기기용 소형 배터리 제조사에서 세계 10위권의 전기차 배터리 기업으로 도약한 입지전적인 업체다.

신왕다 배터리 특허 침해
출처 : 연합뉴스

르노, 볼보, 폭스바겐 등 유수의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를 고객사로 두며 성장에 속도를 냈다.

유럽 보급형 전기차 ‘다치아 스프링’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변방의 도전자에서 시장의 중심으로 올라서던 그때, 예상치 못한 문제에 부딪혔다.

거침없이 치고 올라가던 성장세는 독일 법원의 판결 앞에 멈춰섰다. 신왕다가 LG에너지솔루션의 핵심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판결은 단호했다. 독일 내 판매 금지는 물론, 이미 유통된 제품의 전량 회수 및 폐기, 그리고 그에 따른 손해배상까지 명령했다.

신왕다 배터리 특허 침해
출처 : 연합뉴스

문제가 된 특허는 배터리 내부의 전극과 분리막을 하나의 견고한 구조로 일체화해 성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잡는 독보적인 기술이다. 이 방식이 없다면 배터리의 수명 단축과 화재 위험 증가는 필연적이다.

LG의 ‘기술 무임승차’ 단속, 배터리 산업에 울린 경고음

LG에너지솔루션이 “기술 무임승차는 없다”며 전면전을 선포한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 이면에는 이처럼 산업의 질서를 좌우하는 소수의 핵심 기술이 자리한다.

비단 신왕다뿐만 아니라 다수의 후발 기업들이 선도 업체의 특허에 의존해 제품을 양산하면서, 물밑에서의 기술 사용료 분쟁은 끊이지 않고 있었다.

신왕다 배터리 특허 침해
출처 : 연합뉴스

이번 판결은 시장의 질서를 재편하는 신호탄이다. 빠른 성장과 대량생산 능력만으로는 더 이상 글로벌 무대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냉엄한 현실을 확인시켰다.

신왕다에게는 유럽 사업 확장에 치명적인 제동이 걸린 셈이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전체에는 공정한 경쟁을 위한 원칙이 한층 명확해지는 계기가 됐다.

급변하는 배터리 전쟁의 한복판에서, 기술의 가치와 지적재산권이라는 보이지 않는 힘이 거대한 시장의 판도를 어떻게 바꾸어 나갈지 업계의 시선이 더욱 날카로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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