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 여행 어떡해?”…황금연휴 앞두고 ‘발칵’, 100만 이용객 ‘초위기 상황’

추석 연휴 앞둔 제주공항, 자회사 직원 300명 파업
“무늬만 정규직” 불공정 계약·인력 부족에 반발
대체 인력 투입 불구, 안전·운영 차질 우려 커져

제주국제공항이 추석 연휴를 앞두고 초비상에 걸렸다. 공항의 청소와 주차, 카트 관리, 탑승교 운영, 심지어 조류 퇴치까지 맡아온 자회사 직원 300여 명이 파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공항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항 운영을 지탱해온 이들이 멈춰 서자, 수백만 이용객이 몰릴 성수기 한복판에 긴장감이 감돈다.

“무늬만 정규직”…자회사 노동자들의 뿌리 깊은 분노

노동자들의 불만은 오래 쌓여왔다. 겉으로는 정규직처럼 보이지만 실제 처우는 용역보다 못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한국공항공사가 자회사와 맺는 계약 구조가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된다.

연차나 병가를 쓰면 결원률이라는 이름으로 인건비를 삭감당하고, 시설은 늘어도 인력 충원은 없었다. 공항 안의 휴게공간마저 상업시설로 바뀌며 쉴 틈조차 사라졌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노조가 내건 요구는 단순히 임금을 올려달라는 차원이 아니다.

자회사 계약을 100% 보장해달라, 인력 총량제를 없애달라, 불공정 조항을 개선하라, 제주공항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라, 식대와 교통비를 원상 회복해달라 등 기본적인 근로 조건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예산 편성부터 임원 인사까지 모회사인 한국공항공사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구조 속에서, 자회사가 독립적으로 운영될 여지는 사실상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시기다. 이번 연휴 기간 동안 제주공항에는 5600편이 넘는 항공기가 오가고, 100만 명이 넘는 이용객이 몰릴 예정이다.

하루 평균 9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공항을 드나드는 상황에서, 미화와 안내, 주차와 카트가 원활히 돌아가지 않는다면 혼란은 불 보듯 뻔하다.

실제로 카트를 찾지 못해 이용객이 짐을 들고 헤매거나, 쓰레기가 쌓여 불편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대체 인력으로 메워질까…안전과 운영 공백 우려

한국공항공사는 비상대책본부를 꾸리고 대체 인력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년간 현장에서 일해온 인력이 빠진 자리를 단기간에 메우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공항이라는 특수한 공간은 안전과 직결된 일이 많아, 단순히 인력을 투입한다고 해결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제주공항은 단순한 지역 시설을 넘어 전국과 해외를 잇는 관문이다. 이곳이 흔들리면 항공사부터 관광객, 지역 경제까지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는다.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공항공사의 대응은 더욱 중요하다.

추석 연휴의 혼란을 막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단순한 파업이 아니라, 공항 운영의 지속가능성과 노동자의 권리를 함께 묻는 질문처럼 다가온다.

지금의 임시방편적 대응이 아닌 근본적 해법이 필요하다. 더 늦기 전에 적극적인 관심과 준비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