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3000원씩 뿌린다”…소비쿠폰에 이어 이번엔 ‘이 쿠폰’? 서민들 ‘환호’

제주 공공배달앱 먹깨비, 9월부터 쿠폰 재개
선착순 2000명만 혜택…게임처럼 변한 지원
예산 지속성 시험대, 공공앱 경쟁력 갈림길

제주 공공배달앱 ‘먹깨비’가 다시 배달비 쿠폰을 푼다. 지난 상반기 주문 건수가 다섯 배 넘게 치솟으면서 예산이 빠르게 바닥나 중단됐던 지원이 9월부터 재개되는 것이다.

다만 이번에는 방식이 달라졌다. 매일 오전 11시, 선착순 2000명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문턱을 높였다. 하루 한 번, 주문 금액에 관계없이 배달비 3000원을 지원한다는 조건은 그대로지만, 타이밍 싸움이 된 셈이다.

주문 폭증에 예산 조기 소진…‘선착순 쿠폰’으로 바뀐 이유

이 변화의 배경에는 눈에 띄는 성장세가 있다. 먹깨비는 지난 1월 2만8000여 건이던 주문이 6월에는 14만 건 가까이로 늘었고, 거래액도 70억 원에서 350억 원대로 뛰었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앱의 한계가 지적되던 시기와 비교하면 놀라운 성과다. 그러나 이용자가 몰리면서 쿠폰 예산이 조기 소진돼 혜택이 끊기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제주도는 추가경정예산을 확보해 연말까지는 제도를 이어가기로 했다. 선착순 지급 방식을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예산을 균등하게 분산해 더 많은 이들이 일정 기간 동안 체감할 수 있도록 조정한 것이다.

실제로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예산의 성격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하루 2000명이 3000원씩 받으면 총 600만 원, 한 달에 25일만 채워도 1억5000만 원이 모두 소진된다.

즉, 매일 빠르게 소진되면 월말까지 남아 있기는 어렵다. 결국 이용자는 달 초반에 부지런히 챙겨야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크다.

선착순이 된 만큼 앱 실행 속도, 주문 준비 정도에 따라 당첨 여부가 갈릴 수 있다. 다소 게임처럼 변한 셈이다.

이는 공공배달앱의 실험이기도 하다. 민간 배달 플랫폼이 높은 광고비와 수수료로 논란을 빚는 상황에서, 공공앱은 소상공인 부담을 낮추고 이용자에게는 배달비 할인이라는 이점을 주려는 취지로 운영된다.

‘3천원 쿠폰’의 힘, 예산 끊기면 경쟁력도 흔들린다

그러나 결국 핵심은 예산이다. 쿠폰이 소비자와 소상공인 모두를 끌어들이는 강력한 유인책이지만, 지원이 끊기는 순간 플랫폼 경쟁력도 급격히 약해질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제주도가 공공앱을 대안이 아닌 지속 가능한 플랫폼으로 키울 수 있을지 시험대가 된다. 매일 같은 시간, 한정된 인원에게 주어지는 쿠폰은 누군가에겐 기회지만 다른 이들에겐 허탈한 좌절로 남을 수 있다.

이 제도가 실제로 이용자의 충성도를 높이고 지역 상권을 지탱하는 장치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예산이 소진될 때마다 반복되는 단기 이벤트로 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제주 먹깨비의 두 번째 쿠폰 실험이 시작된다.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은 이번에도 ‘시간과 예산’ 위에서 갈릴 전망이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펼쳐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