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 기술력 쌓더니 “결국 최초로 해냈다”…중국이 인정한 한국산, ‘이게 웬일?’

中 배터리 철옹성 뚫은 LG엔솔, 체리차와 첫 수주
‘성능+가격’ 다 잡은 46시리즈, 원통형 재조명
글로벌 고객사 확장, K-배터리 위상 높인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국. 철옹성 같던 그곳의 ‘배터리 장벽’에 마침내 균열이 생겼다.

주인공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로 중국 핵심 완성차 기업의 ‘심장’을 책임지는 대규모 공급 계약을 따내는 역사를 썼다.

파트너는 중국 5대 자동차 제조사인 체리(Chery) 자동차. 이로써 체리차의 차세대 전기차에는 향후 6년간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된다.

中 배터리 철옹성 뚫었다…LG엔솔, 체리차와 ‘역대급’ 계약 체결

이번 계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체리차에 6년간 총 8GWh 규모의 차세대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다. 이는 전기차 약 12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이다.

단순한 수주 실적 이상의 전략적 함의를 품고 있다는 평가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자 자국 기업 중심의 폐쇄적 생태계를 구축한 중국에서 외국계 배터리 기업이 이처럼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동안 중국 시장은 CATL, BYD와 같은 현지 공룡 기업들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시장을 독점해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체리차의 주력 모델 핵심 부품 공급사로 낙점된 것은, 독보적인 기술력이 ‘메이드 인 차이나’의 장벽을 넘어 인정받았다는 방증이다.

이번 계약의 핵심 동력은 단연 ‘46시리즈’로 대표되는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 우위다. 지름 46mm의 이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는 독자적인 삼원계(NCM)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중국 내수 시장의 주류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대비 혹한기 저온 성능과 긴 주행거리 확보에 유리하며, 높은 에너지 밀도로 전기차의 심장을 한층 강력하게 만든다.

외면받던 원통형의 귀환…‘기술·가격’ 무장한 LG엔솔의 역공

과거 원통형 배터리는 구조적 한계로 고성능 전기차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셀 병렬 연결을 통한 안정성 향상과 대량생산에 기반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미국 리비안(Rivian)과의 공급 계약에 이어 이번 체리차 수주까지 성공하며,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고객사 다변화 전략에 방점을 찍었다.

파트너인 체리자동차는 연간 판매량 240만 대, 수출 110만 대를 돌파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신흥 강자다.

체리차가 LG에너지솔루션을 택한 것은 단순한 부품 조달을 넘어, 미래 성장을 함께할 기술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번 계약은 ‘기술은 국경을 넘는다’는 명제를 증명한 신호탄이자, 원통형 배터리의 미래 가능성을 시장에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수요 둔화(캐즘)를 겪는 와중에도, ‘성능과 가격’ 두 마리 토끼를 잡은 K-배터리의 기술력이 중국의 심장을 정조준하며 새로운 기회의 문을 활짝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