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국방부와 미국 내 최고 권위의 한반도 전문가 사이에서 한국군 핵심 안보 전략인 ‘킬체인’을 둘러싼 이례적인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대북 강경파의 선두 주자로 불리던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가 북한의 핵 보유를 현실로 인정하고, 한국의 선제타격 시스템인 킬체인 가동 중단을 제언하면서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킬체인을 포함한 한국형 3축 체계가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는 입장을 공식화하며 전략적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선제타격의 딜레마와 빅터 차의 경고
빅터 차 석좌의 이번 주장은 한국 안보 전략의 근간을 뒤흔드는 파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북한의 비핵화가 단기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가 되었다는 점을 전제로, 한국이 선제타격을 목표로 하는 킬체인을 고수할 경우 오히려 북한의 핵무기 발사를 앞당기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공격 징후를 탐지하고 먼저 타격하려 한다는 신호를 보낼수록, 북한 역시 핵무기를 잃지 않기 위해 먼저 발사 버튼을 누르는 ‘사용하지 않으면 잃게 되는’ 공포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논리다.
차 석좌는 이러한 공격 기반의 억제 대신 북한이 도발하더라도 성공할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거부 기반 억제’로의 전환을 권고했다.
이는 핵무기를 탑재한 미국의 전략 자산을 한반도에 정기적으로 전개하고, 군축 및 핵무기 비확산을 위한 북미 대화를 시작하는 방식으로 대북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국방부의 사수 의지와 3축 체계의 실체

국방부는 이러한 외부의 제언에 대해 단호한 선을 그었다.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국방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날로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킬체인을 비롯한 한국형 3축 체계의 발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북한이 사전 탐지가 어려운 고체연료 탄도미사일로 킬체인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우리 군은 정밀 타격 능력과 독자 감시·정찰 자산을 강화해 북한의 도발 자체를 억제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방부는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하되, 한국의 독자적 대응 역량을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킬체인 포기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위협이 증강되는 상황에서 선제타격 능력을 내려놓는 것은 일방적인 무장해제와 다름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미 확장억제 협력을 내실화하는 것만큼이나 한국군 스스로가 갖는 압도적 대응 능력이 북한의 오판을 막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는 것이다.
이번 논란은 북핵 고도화라는 엄중한 현실 속에서 한국 안보 전략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우리 사회에 무거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