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잘 나간다더니 “세계 시장 정조준한다”… K-기업 승부수에 ‘들썩’

현지 생산 확대하는 K-브랜드 기업들
북미·아시아·유럽까지 확장 가속화
규제·현지화 과제 극복이 성공 관건

한국 식품·유통 기업들이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해외 소비자들의 K-브랜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CJ·현대백화점, 북미·일본서 사업 확장

7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미국을 거점으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슈완스 공장을 2027년 완공 목표로 짓고 있으며, CJ푸드빌은 연내 조지아주에 약 9만㎡ 규모 제빵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또한 CJ올리브영은 내년 미국 오프라인 1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CJ그룹은 일본 공장 가동으로 일본 사업을 키우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역시 일본을 전초기지로 삼았다. 9월 19일 도쿄 파르코 시부야점에 ‘더현대 글로벌’ 첫 정규 매장을 열고, 향후 5년간 일본 내 5개 점포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5월에는 패션사업부에 ‘더현대 글로벌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회사는 “해외 유통 모델을 다변화해 K-브랜드 확산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동남아·중앙아·유럽으로 진출 확대

롯데그룹도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할인점 15곳, 인도네시아 48곳과 백화점(쇼핑몰 포함) 베트남 3곳, 인도네시아 1곳을 운영 중이며 추가 출점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인도·카자흐스탄·파키스탄·벨기에 등 7개국에 법인을 두고 5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해외 매출은 작년 약 1조 700억 원으로 전체의 25% 비중을 차지했으며, 2028년까지 이를 35%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마트는 몽골 5곳, 베트남 3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노브랜드는 필리핀 16곳, 라오스 3곳에 진출해 있다. 회사 측은 “파트너사와 추가 출점을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라면·김치 등 K-푸드의 유럽 진출도 두드러진다. 삼양식품과 농심은 각각 작년 7월과 올해 3월 네덜란드에 유럽법인을 설립했다.

종가 김치로 유명한 대상은 폴란드에 공장을 건설 중이며, 삼양식품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 내 첫 해외 공장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 확대에 따른 과제와 전략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이 확대되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넘어야 할 장벽도 적지 않다.

KOTRA 보고서에 따르면, 현지 식품 안전 규정과 라벨링, 통관·관세 등 복잡한 규제와 길고 까다로운 인허가 절차가 주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브랜드 인지도 축적과 신뢰 확보에는 시간이 필요하며, 소비자 취향·식문화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과제로 남아있다.

유통망 진입과 신뢰할 파트너 발굴도 성공의 중요한 요소이다. 글로벌 대형사와 현지 강자의 인수·합병, 온라인 플랫폼 경쟁까지 겹치며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현지 생산설비 구축, 프랜차이즈 확장, 합작법인 설립, 글로벌 이커머스 입점, 그리고 K-컬처와 연계한 고급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학계는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내수 시장 한계와 K-푸드·K-뷰티에 대한 해외 수요 확대로 해외 진출은 불가피하지만, 과거 실패 사례를 교훈 삼아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