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피해 한 달, 주민들 여전한 고통
전국에서 온 자원봉사자들 복구 지원
국내외 성금·물품 기부도 이어져

기록적인 폭우 피해를 입은 지역들에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속속 모여들고 있다.
한 달이 지난 지금도 복구가 더딘 피해 현장에 이어지는 온정의 손길이 큰 위로가 되고 있다.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들
지난달 중순 전국을 강타한 집중호우의 흔적은 한 달이 지난 지금도 곳곳에 선명하다. 특히 경남 산청, 광주, 경기 가평, 충남 예산 등 피해가 컸던 지역은 여전히 복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남 산청군 산청읍 자신마을에서는 시간당 최대 100mm에 육박했던 폭우로 인해 흙더미와 돌무더기가 마을을 덮쳤다. 한 달이 지난 지금도 파손된 주택과 흙더미에 묻힌 텃밭이 그대로 남아있다.
이곳에서 만난 민 모(50) 씨는 “어머니는 옆집 주민이 물에 휩쓸려 숨지는 장면까지 목격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산청군에서 복구 비용으로 3천만 원을 빌려준다고 하지만 1년 후 이자 발생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광주천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17~18일 이틀간 4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후에도 자전거 도로는 유실됐고, 하천변 계단 난간은 휘어진 채 방치돼 있다.

한 구청 관계자는 “반복적으로 비가 내려 응급 복구만 진행 중”이라며 “비가 계속 오는 상황에서 섣불리 복구했다가 재차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의 헌신
그러나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17일 경기 가평군은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약 1만 1천명의 자원봉사자가 복구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가평교육지원청 직원들은 경사로 주택과 차량 진입이 어려운 골목에서 토사와 폐기물 제거 작업을 돕고 있다.

광주에서는 타지역 자원봉사자들까지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대구 지역 자원봉사자들이 침수 피해를 입은 광주의 토마토 농가를 찾아 덩굴을 걷어내고 시설을 정비했다.
경남에서는 과거 산불 피해를 겪었던 이재민들이 이번에는 수해 현장으로 달려가 굴삭기와 삽으로 토사와 가재도구를 정리하는 등 8일까지 도내에서만 1만 5천511명의 자원봉사자가 투입됐다.
국경 넘은 기부와 지자체의 특별 지원
국내외에서 보내오는 성금과 물품 기부도 줄을 잇고 있다. 일본 야마구치현 의회 한일우호촉진연맹 의원들은 수해복구 성금 30만 엔을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에 전달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HD현대오일뱅크가 3억 원 상당의 구호 물품을, TJB우성문화재단이 1억 원을 충남 지역에 지원했다.
가평군은 12일까지 약 5억 원의 성금이 모였으며,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10월 말까지 수해 복구비 1억 원을 긴급 모금 중이다.
경남 하동, 의령, 진주, 산청, 합천 등 5개 시군도 고향사랑e음 시스템을 통한 긴급 지정기부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지자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주민 지원에 나서고 있다.
경남 산청군은 ‘합동설계단’을 운영하며 피해 시설에 대한 측량부터 사업 발주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고 있으며, 광주 북구는 침수 피해를 본 주택 200세대를 대상으로 ‘행복둥지 사랑의 집수리’ 사업을 통해 세대당 최대 15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