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는데 “세계 1위, 대반전 맞이했다”…삼성도 옆에서 ‘활짝’ 웃는 이유

구글 회사분할 최악 상황 면해
삼성 스마트폰 계약 유지 가능성

세계 최대 검색 엔진 구글이 반독점 소송에서 최악의 시나리오였던 회사 분할을 피한 가운데, 삼성전자도 뒤에서 조용히 웃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크롬·안드로이드 매각 없이 독점 해소 조치

워싱턴 연방법원 아미트 메흐타 판사는 2일 온라인 검색 시장의 구글 독점 해소를 위한 1심 최종 판결을 내렸다.

메흐타 판사는 온라인 검색 시장의 경쟁 촉진을 위해 구글에게 경쟁사들과 검색 데이터를 공유할 것을 명령했다. 또한 구글이 자사 검색 엔진만을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탑재하도록 하는 독점 계약도 차단했다.

다만 시장에서 가장 우려했던 브라우저 크롬이나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매각은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 이들 제품은 구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매각 시 사실상 회사 분할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메흐타 판사는 특히 크롬 매각이 매우 복잡하고 위험성이 크다고 지적했으며, 애플 등에 지급해 왔던 수십억 달러의 계약 비용도 완전히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에도 호재

이번 판결은 삼성전자에게도 긍정적인 신호다. 삼성전자는 그간 구글로부터 자사 검색과 크롬을 스마트폰에 우선 배치하는 대가로 수조 원에 달하는 비용을 매년 받아왔다.

미국 법원의 판결로 구글이 이러한 비용 지급을 중단할 경우 삼성전자의 단기 매출에 조 단위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애플에 지급됐던 금액 2022년 기준 약 200억 달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적지만, 삼성 역시 1위 제조사로서 상당한 규모의 타격을 입을 뻔했다.

판결은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에 구글 검색과 크롬을 기본값으로 지정했던 관행을 일부 제한할 수 있다. 하지만 완전 차단이 아닌 만큼 기존 수익배분 협약의 틀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구글의 검색 기본값 지정이 제한될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의 빙, 기타 대체 검색엔진 및 앱의 선탑재 기회가 커질 전망이다. 삼성의 운영체제 정책, 브라우저 및 AI 챗봇 등 자체 서비스 확장에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도 있다.

이번 판결은 구글에게는 최악의 상황을 면한 셈이지만, 업계 전체에는 새로운 변화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검색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에게는 더 다양한 선택권이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글이 보유한 압도적인 데이터와 AI 기술력은 여전히 강력한 경쟁우위를 제공한다. 일부 제재에도 불구하고 구글의 검색 엔진 지배력이 하루아침에 흔들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구글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서비스 생태계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판결은 빅테크 규제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면서도, 기존 질서를 완전히 뒤바꾸지는 않는 절충적 결과를 낳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