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믿고 있었다” 곳곳서 ‘웃음꽃’ 피는데… 여기선 ‘한숨만’, 무슨 일?

안경원 매출 57% 급증 생활업종 활기
제주·서울 관광지 매출은 오히려 감소
지역 제한으로 여행업계 혜택 제로
소비쿠폰
소비쿠폰 관광업계 / 출처: 연합뉴스

전국 소상공인들의 매출을 끌어올린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안경원과 음식점 매출을 급등시키며 경기 회복의 불씨를 지폈다.

그러나 관광지에서는 오히려 매출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정부의 경기 부양책이 일부 지역과 업종에만 혜택을 몰아주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안경원 57% 급증, 미뤄둔 필수품 구매가 원인

4일 한국신용데이터(KCD)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비쿠폰 배포 첫 주(7월 21일~27일) 전국 소상공인 평균 카드 매출은 전주 대비 2.2% 증가했다.

소비쿠폰 더위 유통가
소비쿠폰 관광업계 / 출처: 연합뉴스

KCD는 지난 4일 전국 38만여 소상공인 사업장의 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업종별로는 안경원이 전주 대비 56.8%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소비쿠폰 사용처로 지정된 업종 중 안경원이 포함되면서 그동안 미뤄두었던 안경 구매 및 교체 수요가 한꺼번에 집중된 결과로 분석된다.

안경은 비교적 고가의 필수품이지만 평소에는 구매를 미루는 경우가 많아, 쿠폰 사용 기회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어서 패션·의류업(28.4%), 면 요리 전문점(25.5%), 외국어학원(24.2%), 피자(23.7%) 등 생활밀착형 업종의 매출 증가폭도 컸다.

소비쿠폰
소비쿠폰 관광업계 / 출처: 연합뉴스

“소비쿠폰 정책이 시행 직후부터 소상공인 매출에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강예원 KCD 데이터 총괄은 설명했다.

제주·서울은 매출 감소… 쿠폰의 양면성 드러나

하지만 소비쿠폰의 효과는 지역에 따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지역별 매출 변화를 살펴보면 경남(9.4%), 전북(7.5%), 강원(6.6%) 등이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서울(-4.0%)과 제주(-0.8%)는 오히려 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제주도와 서울 같은 주요 관광지의 매출 감소는 소비쿠폰의 지역 제한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Jeju Island tourist arrivals plummet
소비쿠폰 관광업계 / 출처: 연합뉴스

소비쿠폰은 신청자의 주소지 내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다른 지역으로의 여행 시 활용이 불가능하다.

또한 서울과 제주 지역의 매출이 감소한 것은 폭염과 여름 휴가철이 겹친 영향도 있으나, 소비쿠폰의 지역 제한 정책 때문에 관광객들이 현지에서 쿠폰을 사용할 수 없어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KCD 측은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두 지역의 소비 침체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여행업계 “온라인 제한이 더 큰 문제”

소비쿠폰
소비쿠폰 관광업계 /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지역 제한 외에도 여행업계는 소비쿠폰의 온라인 사용 제한이 관광산업에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약 13조 9천억 원을 투입한 소비쿠폰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없어 대부분의 여행 예약이 이루어지는 OTA(온라인여행사) 플랫폼에서는 활용이 불가능하다.

한 펜션 관계자는 “입실 당일 현장에서 결제한다면 소비쿠폰을 사용할 수 있지만, ‘노쇼’ 리스크 때문에 예약을 현장결제로 받기 어렵다”라며 “추가 요금이나 부대시설 이용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뿐”이라고 토로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전 국민의 90%인 약 4,555만 명이 소비쿠폰을 신청했으며, 지급된 쿠폰 규모는 8조 2,371억 원에 달한다.

소비쿠폰이 내수 진작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지만, 정작 여름 관광철에 활력이 필요한 관광지에서는 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Copyright ⓒ 더위드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2

  1. 국민을위한 지급이라면 세금이나 전국에서 쓸수있게했으면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