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만들던 LG 기술? “여기서 터질 줄이야”…예상 못한 소식에 업계 ‘활짝’

애플 아이폰17 생산라인에 LG 장비 첫 공급, 협력 새 국면
휴대폰 사업서 다진 정밀 조립 기술, 스마트팩토리로 진화
가전 넘어 반도체·AI로 확장, ‘제조의 LG’ 재도약 시동

LG전자가 애플의 아이폰 생산라인에 첫 제조 장비를 공급했다.

인도 현지 공장에 투입된 이 자동화 설비는 아이폰17의 생산 효율을 높이기 위한 핵심 장치로, LG와 애플의 관계가 단순한 부품 거래를 넘어 새로운 단계로 확장됐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그동안 LG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를, LG이노텍이 카메라 모듈을 납품해왔지만, 완제품 생산 공정에 직접 관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 휴대폰 시절의 기술로 애플 생산라인 잡았다

흥미로운 점은 이 성과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 LG가 직접 휴대폰을 만들던 시절, 세계 각지의 공장에서 쌓아온 정밀 조립과 검사, 자동화 기술이 지금의 LG전자 생산기술원으로 이어졌다.

당시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단 0.1초라도 생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수많은 공정 실험이 이뤄졌고, 미세한 오차를 잡기 위한 로봇 팔의 움직임 하나까지 완벽하게 제어하려는 노력이 반복됐다.

그때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가 이제 애플의 인도 생산라인을 움직이는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의 밑바탕이 된 셈이다.

LG의 장비가 투입된 인도 공장은 폭스콘, 타타 일렉트로닉스, 페가트론 등 애플의 주요 파트너사들이 운영하고 있다.

애플은 최근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인도 내 생산 비중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데, LG전자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안정적인 품질 관리와 자동화 역량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애플의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통과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뢰도는 한층 높아졌다.

가전을 넘어 반도체·AI로… ‘제조의 LG’가 다시 움직인다

이번 협력은 LG전자가 전통적인 가전기업의 틀을 넘어 제조 AI와 디지털트윈, 반도체 장비 같은 새로운 산업 영역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최근 인도 내에서 가전뿐 아니라 생산설비, 자본시장 진출까지 추진 중인 LG전자는 ‘인도의 국민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기업이 아니라, 인도의 산업 생태계와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로 변신하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애플 장비 공급은 LG가 과거의 실패에서 배운 기술을 미래의 기회로 전환한 상징적인 장면이다. 휴대폰 사업에서의 경험이 장비 산업으로 진화하며, LG는 다시 제조의 중심에 섰다.

애플과의 협력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인도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세를 타는 지금, LG가 이 기회를 얼마나 확장시킬지에 관심이 모인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펼쳐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