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S60L 2,200여 대 리콜… 래치 부품 결함으로 문 열릴 위험
중국 청두 공장 생산 모델… “국내에는 판매된 적 없는 롱휠베이스 버전”
2019년에도 도어 결함 홍역… 잦은 리콜에 ‘안전의 대명사’ 명성 흔들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온 볼보(Volvo)가 자존심을 구겼다.
탄탄한 기본기와 안전성을 바탕으로 한국 아빠들의 ‘워너비 패밀리카’로 자리 잡았지만, 정작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도어 잠금장치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볼보는 주행 중 문이 열릴 가능성이 제기된 S60L 모델에 대해 리콜을 결정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안전의 대명사’라는 브랜드 이미지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달리는데 문이 덜컥”… 치명적 결함 발견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볼보는 미국 시장에 판매된 2016~2017년형 S60L 세단 2,205대에 대해 리콜을 실시한다.

원인은 도어 래치(Door Latch) 구성 부품의 결함이다. 해당 부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문이 완전히 잠기지 않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주행 중 문이 의도치 않게 열릴 위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동차의 문이 주행 중 열린다는 것은 탑승자가 튕겨 나갈 수 있는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고속 주행 중이나 급격한 코너링 상황에서 문이 열릴 경우 치명적인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볼보 측은 해당 차량 소유주들에게 통지하고 부품을 무상으로 교체해주기로 했지만,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는 브랜드에서 발생한 원초적인 결함이라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문제의 ‘S60L’, 어떤 차인가?
이번 리콜 대상인 S60L은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모델이다. 차명 뒤에 붙은 ‘L’은 롱휠베이스(Long Wheelbase)를 의미하며, 기존 S60의 축거를 늘려 뒷좌석 공간을 확보한 파생 모델이다.

이 차량은 볼보가 중국 지리자동차에 인수된 후, 중국 청두(Chengdu) 공장에서 생산되어 2015년부터 미국으로 수출된 ‘중국산 볼보’의 첫 사례로 꼽힌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S60L은 한국 시장에는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았다. 국내에는 벨기에나 미국 공장 등에서 생산된 표준형 S60 모델만 수입되었으며, 롱휠베이스 세단 수요는 상위 모델인 S90으로 대응해왔다.
따라서 이번 리콜 사태가 국내 볼보 소유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생산지가 어디든 ‘볼보 뱃지’를 달고 나온 차량에서 기본기 문제가 발생했다는 사실은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불안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반복되는 리콜, 흔들리는 ‘안전 신화’
문제는 볼보의 도어 관련 결함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019년에도 볼보는 전 세계적으로 약 200만 대에 달하는 차량에 대해 도어 래치 리콜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에는 극심한 더위 등 특정 환경에서 부품이 약해져 문이 닫히지 않는 현상이 문제였다. 여기에 수십만 대 규모의 후방 카메라 결함 소송 등 크고 작은 품질 이슈가 최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다.
물론 제조사가 결함을 먼저 인지하고 자발적 리콜에 나서는 것은 책임감 있는 자세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나 3점식 안전벨트를 최초로 개발하고, 사망 사고 ‘제로’를 목표로 내세우는 볼보이기에 대중의 잣대는 더욱 엄격할 수밖에 없다.
‘안전’이라는 강력한 브랜드 자산이 오히려 작은 결함에도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양날의 검’이 된 셈이다. 마쓰다(Mazda) 등 경쟁 브랜드들이 안전성 평가에서 볼보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S60L 리콜은 볼보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화려한 첨단 안전 기술도 중요하지만, 문이 제대로 닫히는 것과 같은 ‘기본 중의 기본’을 지키지 못한다면 어렵게 쌓아 올린 프리미엄 안전 브랜드의 위상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켜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