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때 판문점 상황?”… 한국전쟁 판박이 된 우크라이나 최전선, 이게 사실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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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미·러·우크라이나 3차 종전협상 /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7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러·우크라이나 3차 종전협상이 시작되는 바로 그 시각,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12개 지역에 탄도 미사일 29기와 드론 약 400기를 쏟아부었다.

9명이 부상했고, 10채 이상의 아파트와 기반시설이 파괴됐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평화를 말하면서 폭격을 계속하는 러시아의 이중성”을 비난했지만, 이는 단순한 모순이 아니다. 전쟁 4년 차에 접어든 러·우 전쟁은 협상 테이블보다 전장의 소모전이 종전의 조건을 결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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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우크라이나 3차 종전협상 /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월 23일부터 시작된 협상 과정에서, 2월 4~5일 2차 협상 때 포로교환(각 157명) 합의가 이뤄졌지만, 핵심인 영토 문제는 여전히 평행선이다. 러시아는 돈바스 전체 포기를, 우크라이나는 현 전선 동결 후 DMZ화를 주장한다.

그 사이 러시아는 매일 에너지 시설을 공격해 시민의 고통을 극대화하고, 우크라이나는 크라스노다르 석유저장고 같은 ‘전쟁자금줄’을 타격하는 역습을 이어간다.

미국은 협상 시한을 6월로 제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신속히 테이블에 나오는 것이 좋다”며 압박의 방향을 노골화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대규모 공격은 러시아가 평화 노력을 얼마나 무시하는지 보여준다”고 맞섰다. 협상의 실패 비용은 이미 사상자 200만 명으로 측정되고 있다.

드론 400대가 보여준 ‘압박 협상’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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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우크라이나 3차 종전협상 / 출처 : 뉴스1

2월 17일 폭격에서 주목할 점은 드론 400대라는 규모다. 러시아는 2024년 이후 이란제 샤헤드 드론을 대량 투입하며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를 집중 타격해왔다.

CSIS 국방 전문가 세스 존스는 “러시아가 2024년 1월 이후 추가 점령한 영토가 1.5%에 불과한 것은, 매달 수만 명의 전력 손실 때문”이라며 “드론 공세는 지상전 교착 상태를 공중에서 돌파하려는 전술”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러시아군은 일부 지역에서 하루 50~70미터씩만 전진하고 있다. NYT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징병제 확대와 수감자 투입, 심지어 북한군 파병까지 동원했지만 인적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드론은 ‘저비용 고강도 압박’의 핵심 무기다. 협상 직전 폭격은 “우리는 여전히 싸울 수 있다”는 메시지이자, 우크라이나 국민의 항전 의지를 꺾으려는 심리전이다.

우크라이나도 반격 전략을 바꾸고 있다. 단순 방어가 아닌 러시아 유류 시설과 석유 운반선(그림자 선단)을 공격해 전쟁 경제를 직접 압박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양측 모두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 전장에서 ‘마지막 한 방’을 노리고 있다”고 평가한다.

영토 협상 교착, ‘시간’이 누구 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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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우크라이나 3차 종전협상 / 출처 : 뉴스1

3차 협상의 최대 난제는 영토 문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도네츠크·루한스크주 전체를 포기하라고 요구하지만, 젤렌스키는 “영토 문제는 레드라인”이라며 국민투표로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크렘린궁 외교보좌관 유리 우샤코프는 “평화 협정 도달을 위해 영토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협상 중재자인 미국 특사 스티브 윗코프는 이미 모스크바를 7번 방문했지만, 양측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시간은 누구 편일까? 전쟁 4년 차에 접어들며 양국 모두 지쳐가지만,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압박까지 감당해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빠른 성과’를 원하며, 우크라이나에 2026년 5월 대선 실시까지 권장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뮌헨 안보회의에서 “미국이 말하는 양보는 언제나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의 양보”라고 직접 비판했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에 12조 달러(약 1경 7,600조원) 규모의 경제 협력을 제안하며 ‘당근’을 내밀고 있다. 협상의 성공 여부는 결국 미국이 6월 시한을 어떻게 강제하느냐에 달렸다.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시간을 끌수록 우크라이나의 협상력이 약화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6월 데드라인, ‘말’인가 ‘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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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우크라이나 3차 종전협상 / 출처 : 뉴스1

미국이 제시한 6월 협상 시한은 양날의 검이다. 표면적으로는 양측을 압박하지만, 실질적 부담은 우크라이나에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신속히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재촉했지만, 러시아에 대한 구체적 압박 수단은 제시하지 않았다.

미국 특사 윗코프는 2월 5일 협상을 “세밀하고 생산적”이라 평가했지만, 트럼프 본인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조기 낙관론을 경계했다.

군사 분석가들은 “6월까지 영토 문제에서 돌파구가 없다면, 협상은 또다시 교착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재 러시아는 협상하면서도 폭격을 멈추지 않고, 우크라이나는 반격을 이어가는 ‘싸우면서 협상하는’ 패턴이 고착화됐다. 이는 한국전쟁 때 2년간 이어진 판문점 협상을 연상시킨다.

업계 관계자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11월 중간선거 전에 성과를 내려면, 실제로는 4월 안에 합의 윤곽이 나와야 한다”며 “6월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러시아가 이 시간표를 받아들일 의향이 있느냐다. 2월 17일의 400대 드론은 그 답이 부정적임을 시사한다.

협상의 성패는 전장이 결정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러-우 전쟁 / 출처 : 연합뉴스

3차 제네바 협상은 시작됐지만, 진짜 협상은 여전히 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러시아는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서도 드론 400대를 날려 “우리는 양보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우크라이나는 석유저장고를 폭파하며 “우리도 버틸 수 있다”고 응수한다. 영토 문제라는 본질적 갈등은 외교적 수사로 해결되지 않는다.

전쟁 4년, 사상자 200만 명이라는 비용은 이미 양측 모두에게 지속 불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나 협상의 성공을 가늠하는 변수는 여전히 명확하다.

미국이 6월 시한을 어떻게 강제하고, 러시아가 돈바스 전체 포기 요구를 얼마나 완화하며, 우크라이나가 국민투표 카드를 언제 꺼낼지가 관건이다. 지금 제네바에서 오가는 말보다, 오데사와 크라스노다르에서 터지는 폭발음이 종전의 조건을 더 명확히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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