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에 범죄자가 될 뻔했다”…전화번호 남겼을 뿐인데, 몰랐던 소비자들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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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쉽게 돈 번다더니 사기였다”
금감원, 보험사기 수법 경고 발령
위조 진단서로 보험금 청구하면 형사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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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보험 사기 확산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처음엔 그냥 돈 좀 빨리 벌 수 있는 방법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내가 범죄자가 될 뻔했다.”

대학생 김모씨(24)가 최근 겪은 일을 떠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학자금 대출 상환에 월세까지 겹쳐 급전이 필요했던 그는 SNS에서 본 ‘쉽게 돈 버는 방법’이라는 글에 연락처를 남겼다가 보험사기 일당에게 접근당했다.

이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서민들을 노리는 새로운 보험사기 수법이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어 금융당국이 긴급 경보를 발령했다.

금융감독원은 28일 SNS 게시글에 현혹돼 보험사기에 연루되는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소비자 경보 ‘주의’ 단계를 발령했다. 이는 평범한 시민들이 모르는 사이에 범죄자가 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알고 보니 범죄… “대출 상담하러 갔더니 보험사기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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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보험 사기 확산 / 출처 : 연합뉴스

금감원에 따르면 사기 브로커들은 보험과 전혀 관계없는 온라인 대출, 취업 카페 등에서 ‘급전 대출’, ‘주 3일 고액 알바’, ‘재택근무 가능’ 등의 게시글을 올려 돈이 필요한 일반인들을 유인한다.

게시글을 보고 관심을 보인 사람에게는 텔레그램이나 카카오톡 등 메신저로 접근해 실손보험 등 보험 가입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대출 상담하러 갔는데 갑자기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물었다. 그때 뭔가 이상하다고 느꼈어야 했다.” 또 다른 피해자 이모씨(32)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브로커들은 접근한 대상이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 본격적으로 “보험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고 제안한다. 그리고 공모자의 보험 상품과 보장내역을 분석한 다음 보험사기를 기획하고 위조 진단서까지 제공한다. 공모자는 이 위조 진단서를 이용해 보험금을 청구하게 된다.

교묘한 속임수… “보험사 현장 조사 피해 수법도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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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보험 사기 확산 / 출처 : 연합뉴스

사기 수법은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다. 브로커들은 보험사의 현장 조사를 피하기 위해 실손보험 소액 청구 건이나 보험 가입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보험 계약자의 고액 진단금 등을 주로 위조 대상으로 삼았다. 보험사도 의심하지 않을 만한 사례를 집중적으로 노리는 것이다.

금융범죄 전문가 박모씨는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런 범죄가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SNS를 통한 접근은 젊은층을 노리기 좋은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브로커들은 공모자가 보험금을 수령하면 그중 30~40%를 수수료 명목으로 가져간다. 남는 돈은 공모자가 갖게 되지만, 이 역시 불법으로 얻은 돈이라 사용하다가 발각되면 모두 반환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처음엔 정말 몰랐다. 그냥 보험금 청구를 도와주는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위조 진단서였다. 내가 범죄자가 될 뻔했다.” SNS에서 이런 제안을 받았던 박모씨(27)는 결국 브로커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다른 많은 이들은 이 함정에 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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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보험 사기 확산 / 출처 : 연합뉴스

금감원은 “브로커가 제공한 위조 진단서를 이용해 보험금을 청구하면 보험 사기 행위로 중대 범죄에 해당하고, 공모자도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경고했다.

또한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는 제안은 대부분 불법이다. SNS에서 보험을 이용해 돈을 벌 수 있다는 설명을 들으면 무조건 상담을 중지하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이러한 제안을 받거나 의심 사례를 알게 된 경우 보험사기 신고센터(1332)에 적극적으로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범죄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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