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스만, 호주 시장 초반 성적 기대에 못 미쳐
플릿 공략 난항 속 상위 트림만 선방하며 균형 흔들려
2026년 싱글캡 투입이 반등의 분기점 될지 관심 모인다

호주 픽업트럭 시장은 한 번 마음을 얻기 어려운 만큼, 한 번 자리 잡은 모델의 벽이 높기로 유명하다.
이런 치열한 무대에 기아가 타스만을 내세웠을 때 업계는 꽤 들뜬 분위기였다. 사전 조사에서 약 2만 명이 구매 의향을 보였고, 기아는 이 신호를 믿고 연간 2만 대 이상을 기대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분위기는 예상과 조금 달랐다. 출시 5개월 동안 타스만은 3천 대가 조금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시장 기대와 비교하면 속도가 더딘 편이다.
호주 소비자들에게 새 얼굴은 항상 반갑지만, 이 시장이 특히 플릿 중심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왜 이런 흐름이 나왔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플릿 시장의 벽에 막힌 타스만, 왜 초반부터 흔들렸나

이 시장을 움직이는 힘은 개인 고객보다 법인·정부 등 대규모 수요처에 있다. 오래 쓰는 만큼 가격과 유지 효율을 가장 먼저 따지는 곳들이다. 그래서 토요타 하이럭스와 포드 레인저는 기본 모델만으로도 높은 점유율을 지킬 수 있었다.
실제로 10월 판매만 봐도 하이럭스는 4,444대, 레인저는 4,402대를 기록하며 여전히 시장의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 뒤를 이스즈 D-맥스 1,896대, 미쓰비시 트리톤 1,770대, 중국 BYD의 샤크가 1,070대로 따르며 경쟁 구도를 굳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타스만은 목표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며 점유율도 11.8%에 그쳤다. 10월 판매량 역시 610대로 기대와 간극이 컸다. 엔트리 트림의 가격·구성 경쟁력이 부족했던 점이 이런 흐름을 더욱 뚜렷하게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상위 트림은 나쁘지 않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시장의 무게 중심을 바꿔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기아가 보증금 지원과 재고 할인 같은 조치를 빠르게 꺼낸 것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대응으로 보인다.

호주에서 픽업을 ‘도구’로 사용하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모델을 신뢰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아직 현장에서 충분히 검증된 경험이 쌓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아가 2026년 싱글캡 모델을 투입해 플릿용 저가 라인업을 강화하려는 이유 역시 이런 시장의 성격을 고려한 전략으로 보인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개발을 병행하며 향후 라인업의 폭을 넓히려는 움직임도 지속되고 있다.
초기 성적보다 중요한 건 2026년, 타스만의 진짜 시험대
지금의 타스만은 시장에서 완전한 자리를 잡기 위해 넘어야 할 몇 가지 문턱 앞에 서 있다. 다만 새로운 모델이 처음부터 모든 균형을 맞추기는 어렵고, 실제 성적은 보완 전략이 실행되는 2026년 이후에야 제대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호주 소비자들이 타스만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리고 플릿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얻게 될지는 앞으로의 조정 과정에 달려 있다.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