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청년들, ‘한국行 시험’ 새벽 대기
월급 4배 차…농촌 일자리도 인기 폭발
수수료 없는 계절근로자 제도, 참여 5배↑

베트남 북부 박장성의 한 여성이 새벽 2시, 한국에서 일할 자격을 얻기 위한 한국어 능력시험을 치르러 오토바이를 타고 하노이 시험장으로 향한다.
몇 시간에 걸친 여정 끝에 하노이 시험장에 도착한 이들처럼, 이날 시험장에는 7,900명이 몰렸다. 중부 다낭에서는 1만1,700명, 남부 호찌민에서는 3,200명이 같은 시험에 응시했다. 총 2만2,800명이 한국행을 꿈꾸며 시험을 치렀다.
하지만 이들 중 한국 고용허가제를 통해 실제로 선발될 수 있는 인원은 고작 8천 명. 3명 중 1명은 서류조차 꺼내보지 못하고 탈락하는 경쟁이다.
그럼에도 수많은 이들이 이 시험에 목을 매는 이유는 단 하나다. 한국에서라면 지금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월급 4배 차이”…베트남 청년들이 한국을 택하는 이유

베트남 현지에서 육체노동을 하며 버는 월급은 약 1,200만 동, 한화로 환산하면 약 66만 원 정도다.
반면, 한국의 농촌 지역에서 일하게 되면 이보다 34배 많은 월 160만280만 원 수준의 급여를 받을 수 있다. 말 그대로 ‘월급이 곱절로 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한국행은 더없이 매력적인 선택지다.
직접 한국에서 일하고 돌아온 이들의 경험담은 이 기대를 뒷받침한다. 베트남에서 편의점 알바를 하며 한 달 41만 원을 벌던 한 청년은, 누나의 소개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통해 한국 충청도의 한 농촌에서 일했다.
하루 일당은 9만 원. 기숙사비와 식비를 제외하고도 매달 110만~137만 원을 저축했다. 불과 6개월 만에 모은 돈은 1억3천만 동, 우리 돈으로 약 713만 원에 달한다. 그가 다시 한국행을 준비하고 있는 건, 놀랄 일도 아니다.
‘가성비 취업 루트’로 각광…계절근로자 제도의 인기 폭발

이처럼 베트남에서 한국 취업에 쏠리는 열기는 특정 제도 덕분에 더 거세지고 있다. 바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이 제도는 중개 수수료 없이 여권, 비자, 건강검진, 항공료만 부담하면 참여할 수 있다.
초기 비용이 적다 보니 현지에선 ‘가성비 갑’ 해외 취업 루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이 제도를 통해 한국에서 일한 베트남 노동자는 2022년 433명에서 2023년 2,157명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한국은 베트남 청년들에게 ‘외국’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생계를 바꾸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회의 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높은 관심 이면에는 제도의 허점과 노동자 보호에 대한 우려도 함께 존재한다.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한국 농촌, 더 나은 삶을 꿈꾸는 베트남 노동자,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제도 사이에서 균형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
오~딱이군아~! 베트남도 농촌에서 일을 많이 하니까 한국의 농촌에 적응하기도 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