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다 무서운 치매” 국민 노후 걱정 1순위
은퇴자 재테크 재선택은 역시 ‘부동산 투자’
꾸준한 운동·취미·사회교류가 치매 막는다

“치매에 걸리면, 나 자신을 잃는 거죠. 암보다 무섭습니다.”
최근 발표된 노후 생활 인식 조사에서 국민들은 치매를 암이나 당뇨보다 더 두려워했다. 정체성과 기억을 한꺼번에 잃게 될 수 있다는 공포가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보험개발원이 지난해 11월, 전국 17개 시·도의 30~75세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은퇴 후 노후 생활 국민 인식 조사’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드러났다.
현업 종사자와 은퇴자 모두 치매를 가장 걱정스러운 노년 질환으로 꼽으며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잊게 될까 봐 두렵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치매 공포 커지자 “노후 대비, 어떻게 해야 하나”

이처럼 치매 공포가 커지면서, 사람들은 ‘과연 노후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런데 정작 현업 종사자와 은퇴자가 바라보는 노후 대비 방식은 사뭇 달랐다.
현재 주된 수단으로 예·적금과 저축성 보험, 국민연금 등이 꼽히지만, “다시 노후를 준비한다면?”이라는 물음에는 답변이 극명하게 갈렸다.
현업 종사자들은 예·적금(68.9%)을 가장 선호했고, 이어 사적연금(62.4%)과 펀드·주식·채권(49.9%)을 택했다. “국민연금이나 퇴직급여보다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에 주목한다”는 이유가 컸다.
반면 은퇴자들은 “부동산이야말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투자처”라며 61.2%가 부동산을 1순위로 꼽았다. 실제로 38.6%만이 부동산을 활용 중이지만, 기회만 온다면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는 뜻이다.
생선·채소·사회활동… 기억력 지키는 3대 키워드

결국 노년기에는 건강도, 재정적 여유도 놓칠 수 없는 과제가 된다. 특히 치매는 ‘나’를 잃는 병이라는 점에서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주 3회 이상 30분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하고, 독서·글쓰기·퍼즐 등으로 뇌를 자극해주는 습관이 권장된다. 생선·채소·과일을 다양하게 섭취하고, 고지방 음식을 피하는 식단 역시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
녹황색 채소나 등푸른 생선이 치매 예방에 긍정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많다. 사람들과 자주 만나며 사회활동을 즐기면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출 수 있다.
“치매 공포, 재무·건강 준비 함께해야 정체성 지킨다”
한편, 간병 전문시설 입소에 대한 세대별 인식 차도 눈에 띈다. 현업 종사자의 절반가량이 “필요하면 고려하겠다”고 답했으나, 은퇴자 중에서는 40%만이 같은 의견이었다. 의료비 부담과 생활 여건, 가족 돌봄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치매에 대한 공포가 노후 준비 전반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다. 건강과 경제는 떼려야 뗄 수 없다는 사실도 재확인됐다.
결국 내가 살아온 삶의 ‘정체성’을 지키려면 재무적 대비뿐 아니라 꾸준한 운동과 사회적 교류, 균형 잡힌 식습관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가 더욱 또렷해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