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27만원이면 OK”…‘5060’ 10명 중 7명 ‘줄 섰다’, “놀라운 결과”

은퇴 앞둔 베이비부머, “지방서 새 삶 원해”
귀촌 의향 70%, 희망 월급은 평균 227만 원
“일자리·의료·주거 뒷받침돼야 발걸음 이어져”

은퇴를 앞둔 50~60대가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 수도권에서 일해온 베이비부머 세대가 이제 지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거주 베이비부머 10명 중 7명은 “지방 중소기업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지면 귀촌하겠다”고 답했다. 단순한 이사가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을 다시 세우려는 결심이다.

“건강하게, 여유롭게”…베이비부머가 꿈꾸는 인생 2막

그들이 지방을 택하려는 이유는 소박하다. “건강하게, 여유롭게 살고 싶다”는 바람이 가장 많았다. 이어 자연 친화적 환경, 낮은 생활비가 꼽혔다.

빠른 속도의 수도권을 벗어나 한 템포 느린 삶을 꿈꾸는 것이다. 특히 남성의 귀촌 의향은 80%에 육박했다. 아직 건강한 만큼, 새로운 일자리에서 인생 2막을 열고 싶다는 의미다.

이들이 바라는 일자리 형태도 현실적이다. 관리·사무직이나 서비스직처럼 신체 부담이 덜한 일을 선호했고, 하루 종일 일하는 전일제보다는 시간제 근무를 택한 응답이 절반 가까웠다.

‘다시 일하되, 무리하지 않고 오래’가 공통된 바람이다. 희망 월급은 평균 227만 원 수준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도 여유를 지킬 수 있는 금액이었다.

하지만 귀촌의 길에는 여전히 현실적 제약이 있다. 가장 큰 걸림돌로는 ‘생활 인프라 부족’이 꼽혔다. 병원, 교통, 문화시설 등 기본 여건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대도시 생활에 익숙한 세대에게 의료 접근성과 편의시설은 포기하기 힘든 조건이다. 이런 부분이 보완되지 않으면 귀촌은 말뿐인 선택으로 끝날 수 있다.

‘베이비부머 붐업 프로젝트’…지방 살리고 세대도 살린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런 흐름에 맞춰 ‘베이비부머 지역경제 붐업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수도권 중장년층, 지역 중소도시, 지역 중소기업이 함께하는 ‘3자 협력 모델’이다.

퇴직 인력은 경험을 살려 일자리를 얻고, 기업은 인력난을 해소하며, 지역은 활기를 되찾는다. 응답자의 80%가 이 모델이 실현된다면 귀촌하겠다고 답했다. 일과 삶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받아들여지는 셈이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거창하지 않다. 안정된 거처, 일할 수 있는 일자리, 아플 때 갈 수 있는 병원. 산업화를 이끈 세대가 이제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돌아오려 한다.

지방 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은 오래된 문제다. 은퇴 세대의 귀촌 재취업이 해법이 될 수 있다. 교통·의료·문화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발걸음은 멈춘다. 지방의 미래는 사람에게 달렸다. 지금이 그 가능성을 현실로 바꿀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