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만에 ‘요금 인상’ “사실 안 내도 된다고?”…늦기 전에 지금 확인하세요

45년째 제자리인 KBS 수신료, 인상 추진 본격화
“TV 안 보는데 왜 내야 해요?” 해지 문의도 급증
인상분 배분 두고 KBS·EBS 갈등 재점화 가능성
KBS 수신료 인상 본격화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수신료 인상 소식 듣고 확인해봤는데, 큰일 날 뻔했더라고요.”

TV는 있어도 거의 틀 일이 없던 직장인 김모(34)씨는 최근 KBS가 수신료 인상을 추진한다는 뉴스를 보고 혹시나 싶어 고지서를 확인했다.

그제야 매달 수신료가 빠져나가고 있었다는 걸 알고는 “TV 본 기억도 없는데 돈은 꼬박꼬박 나가고 있었더라고요”라며 황당해했다.

김씨는 “인상되기 전에 알아서 다행이지, 계속 몰랐으면 더 억울했을 것 같아요”라며 “해지 신청도 생각보다 금방 끝나더라고요”라고 덧붙였다.

45년째 제자리인 수신료, KBS “이젠 현실 반영해야”

KBS 수신료 인상 본격화
출처 : 연합뉴스

1981년 이후 한 번도 오르지 않았던 KBS 수신료가 45년 만에 인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KBS 박장범 사장은 최근 “수신료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며 공식적으로 인상 추진 의사를 밝혔다.

시청자위원회 전국대회를 시작으로 이사회, 방송통신위원회, 국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번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의지가 강하다.

현재 KBS 수신료는 월 2,500원. 한때는 ‘커피 한 잔 값’ 정도였지만, 지금은 말 그대로 동전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 사이 콘텐츠 제작비와 인건비는 크게 올랐다.

KBS 수신료 인상 본격화
출처 : 연합뉴스

KBS는 수익의 한 축이던 광고와 콘텐츠 판매가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수신료만큼은 반드시 손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2023년 7월부터 수신료가 전기요금 고지서와 분리되며 수입이 크게 줄었다. 이전까지는 전기요금에 은근슬쩍 묻어가던 구조였지만, 이젠 ‘수신료’라는 항목이 따로 뜨면서 소비자들의 이탈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모두 KBS의 절박함에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TV를 보지도 않는데 왜 돈을 내야 하느냐”는 반발이 크다.

“TV 없으면 안 내도 돼요”… 수신료 해지 문의 급증

이에 따라 최근 수신료 해지 방법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중요한 건 시청 여부가 아니라, 집에 ‘TV 수상기’가 있느냐다. 모니터나 빔프로젝터처럼 방송 신호를 수신할 수 없는 기기만 있을 경우에는 해지가 가능하다.

KBS 수신료 인상 본격화
출처 : 연합뉴스

한국전력 고객센터(123번)나 KBS 수신료 상담센터(1588-1801)로 전화하면 간단히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실제로 TV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허위로 해지했다가 적발될 경우에는 미납분과 추징금을 함께 내야 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수신료를 둘러싼 갈등은 KBS와 EBS 간 배분 문제로까지 이어진다.

앞서 2021년에도 수신료 인상 추진 당시 KBS는 전체 인상분의 5%만을 EBS에 배정하겠다고 밝혔고, EBS는 최소 15~25%는 돼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에도 같은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

오랜 시간 동결된 수신료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자는 주장과, 투명하지 않은 회계와 국민 동의 없이 운영되는 공영방송에 대한 불신이 맞서며, 이번 인상 시도는 KBS와 시청자 모두에게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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