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 얼마나 답답했으면”…7년 만에 ‘이것’ 바뀌자, 하루 71만 명 ‘폭주’

카톡 메시지 삭제 5분→24시간 확대
일주일 새 삭제 건수 327% 폭증
글로벌 메신저도 ‘삭제 자유화’ 확산

카카오톡이 메시지 삭제 제한 시간을 기존 5분에서 24시간으로 확대한 이후, 사용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단순한 기능 개선을 넘어, 우리 일상에서 ‘후회’라는 감정을 다루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하루 지나도 지울 수 있는 카톡, 삭제 건수 327% 폭증

8일 카카오에 따르면 개편 이후 일주일간 메시지 삭제 건수는 이전보다 327% 늘었다. 발송 후 5분이 지난 뒤 삭제한 이용자만 하루 평균 71만 명에 이르렀다.

이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내고 나서야 잘못을 깨닫는” 경험을 했는지 보여준다.

늦은 밤 술자리에서의 돌출 발언, 단체 대화방에 잘못 올린 사진이나 글, 톡방을 헷갈려 다른 사람의 흉을 보다가 들킨 상황, 충동적인 감정 표현 등 이제는 하루 안에 돌이킬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이번 변화는 2018년 처음 삭제 기능이 도입된 이후 7년 만의 큰 개편이다. 단순히 시간이 늘어난 것만이 아니다. 삭제된 메시지의 흔적을 남기는 방식도 바뀌었다.

과거에는 누가 메시지를 지웠는지 쉽게 알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단순히 삭제 표시만 남아 보낸 사람을 특정하기 어려워졌다. 이는 사용자의 심리적 부담을 줄이고, 삭제라는 선택을 더 자연스럽게 만든다.

이 기능 변화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문화와도 맞닿아 있다. 메신저는 즉각적인 소통을 가능하게 했지만, 그만큼 실수와 후회도 빠르게 축적됐다.

과거에는 보낸 순간부터 돌이킬 수 없는 부담이 컸다면, 이제는 최소한의 안전망이 마련된 셈이다.

세계 메신저 흐름도 ‘삭제 자유화’…카톡도 합류

이 같은 흐름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메신저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왓츠앱과 텔레그램은 이미 삭제 가능 시간을 크게 늘리거나 무제한으로 두고 있다.

이 변화는 개인의 편의성을 넘어 소통 습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메시지를 보내기 전 신중함이 줄어들 수 있는 반면, 대화의 부담을 덜고 자유로운 소통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카카오톡의 이번 개편은 메신저 이용 행태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작은 변화지만 개인과 사회의 대화 방식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