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갈했던 거리가 ‘어쩌다가’ “여기 한국 맞아요?”…169% 폭증에 ‘초비상’

외국인 관광객 169% 폭증… 질서 위반도 급증
제주 거리, 무단횡단·쓰레기 투기로 ‘몸살’
중국인 중심 과잉관광, 주민 갈등 확산 우려

“단속해도 한 시간에 26명이라니, 이 정도면 거의 무법지대 아냐?”

제주가 다시 붐비고 있다. 거리엔 낯선 언어가 넘쳐나고, 오랜 침묵 끝에 활기를 되찾은 섬엔 반가움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거리에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들 중 일부가 기초질서를 무시한 채 행동하면서, 지역 주민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 200만 시대… 제주 거리 질서 흔들

올해 들어 제주도는 기초질서 위반 단속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26일, 제주경찰청이 외국인 범죄예방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한 단속에서는 불과 한 시간 만에 26명이 적발됐다.

가장 흔한 위반은 무단횡단과 안전띠 미착용이었고, 인도 주행이나 안전모 미착용 같은 사례도 적지 않았다. 특히 적발자 중 11명이 중국인이었고, 노르웨이 관광객도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처럼 외국인 관광객의 기초질서 위반 사례가 급증한 배경에는 그 수의 ‘급증’이라는 단서가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약 200만 명. 전년보다 무려 169% 넘게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인의 비율은 68% 이상을 차지해, 사실상 외국인 관광객 급증의 중심에는 중국 관광객이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흐름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1분기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38만 명으로 소폭 증가했고, 같은 시기 중국인 방문객은 19% 이상 늘었다.

기초질서 위반 20배 폭증… 관광 천국에 드리운 그림자

문제는 이와 같은 양적 증가가 반드시 질서 있는 관광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1~5월 동안 제주에서 발생한 기초질서 위반 사례 가운데 외국인이 차지한 비중은 무려 85%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외국인의 질서위반 건수는 20배 넘게 증가했다.

길거리에서의 무단횡단, 안전수칙 무시, 쓰레기 무단투기, 고성방가 등 지역 사회를 불편하게 만드는 사례는 점점 늘고 있다.

관광산업은 분명 제주 경제의 중요한 축이다. 하지만 무비자 입국의 편의성과 급증하는 외국인 방문객 수가, 도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면 지금이야말로 다시 균형을 잡아야 할 때다.

과잉관광의 후유증은 단순히 ‘불편함’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역의 신뢰가 흔들리고, 관광지로서의 품격까지 의심받게 만든다.

관광이 활력이 되려면, 질서와 배려가 함께 따라야 한다. 지금 필요한 건 더 많은 관광객이 아니라, 더 나은 관광의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