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만 되면 하이브리드차의 연비가 떨어진다는 사실은 많은 운전자가 이미 체감하고 있다.

아침 기온이 몇 도만 내려가도 평소보다 주행 가능 거리가 짧아지고, 히터를 켠 순간 연비 화면이 빠르게 흔들리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익숙한 현상처럼 느껴지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추위에 대응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움직임이 얼마나 민감한지 다시 보게 된다. 그리고 이 특성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겨울 주행의 부담을 눈에 띄게 줄일 수 있다.

현대·기아까지 동일하게 나타나는 겨울철 연비 하락의 구조

차가운 공기는 엔진 냉각수를 빠르게 식히고, 실내 난방은 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엔진 가동을 더 자주 요구한다.

히터 온도를 25도에서 26도로 올리는 작은 조작이 엔진 재시동 시점을 앞당기고 냉각수 온도를 약 10도 더 높여야 하는 상황을 만든다는 분석도 있다.

일부 실험에서는 히터 온도를 1도 낮춘 것만으로 연비가 약 2km/L 좋아졌다는 결과까지 확인됐다.

이 작동 방식은 현대·기아 등 대부분의 하이브리드차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도심에서 정차가 잦은 환경이라면 엔진 예열이 반복되며 연비 하락 폭이 더 크게 체감되기도 한다.

예열 구간 다루는 법만 익혀도 겨울 주행이 가벼워진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실효성이 큰 대처는 난방 강도를 조절하는 일이다.

히터 온도를 한두 단계만 낮추고 풍량도 최소로 유지하면 엔진 개입이 확연히 줄어든다. 대신 시트 히터와 열선 스티어링휠을 활용하면 적은 전력으로 체감 온도를 높일 수 있어 연비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출발 직후 2~3km는 엔진이 필연적으로 더 자주 움직이므로, 급가속을 피하고 일정한 속도로 천천히 달리면 예열 과정이 빨리 끝나고 모터 주행 비중도 금세 회복된다.

평소보다 조금 여유 있는 가속과 감속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엔진 부담이 줄어 연료 사용량이 완만해지는 효과가 있다.

겨울철 하이브리드차의 연비는 작은 설정 하나, 간단한 습관 하나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난방의 특성을 이해하고 주행 방식을 미세하게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체감되는 연비 개선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