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를 우습게 보던 시선 붕괴
20대 소비자 유입 증가
중간 가격대 실종, 소비 양극화 심화

2026년을 앞두고, 중고차 시장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저렴한 경차와 고급 프리미엄 차량에만 수요가 몰리면서, 중간 가격대 차량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 틈을 타 친환경차는 새로운 기준으로 떠올랐고, 젊은 소비자들이 핵심 구매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케이카가 12월 19일 발표한 ‘2026 중고차 트렌드’는 이같은 시장의 흐름을 ‘HORSE’라는 다섯 글자로 요약했다.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丙午年)을 앞두고, 중고차 시장은 소비 양극화, 친환경차 대중화, 품질보증 수요 확대, 소비층 세대 전환, 모델 교체의 격변기를 예고하고 있다.

양극화, 그 끝에서 중고차가 팔린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양극화가 선명해지고 있다. 케이카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년 차 중고차 거래는 전년 대비 13.5% 줄었지만, 6~10년 차는 3.7%, 11~15년 차는 12% 증가했다.

저가 차량 중심의 수요는 경차가 이끌고 있다. 캐스퍼는 전년보다 11계단 상승하며 판매 순위 5위에 올랐고, 더 뉴 레이 역시 상위권에 포진했다. 경차는 2022년 이후 약 15% 안팎의 거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동시에 프리미엄 중고차 시장도 커지고 있다. 3천만 원 이상 고급 중고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제네시스 G80은 판매 순위가 1년 사이 13계단이나 뛰어올랐다. 대형차의 시장 점유율은 17.4%로 SUV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소비자의 선택은 양 끝단으로 쏠리고 있다.
전기차는 옵션이 아닌 기준이 된다

중고차 시장의 흐름은 친환경차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2022년 4.7%에 불과했던 친환경차 비중은 올해 10.1%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디젤차는 21.2%에서 15.6%로 감소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중심의 신차 공급이 확대되면서, 중고차 시장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친환경차는 특별한 선택이 아니라 기본 옵션이 되는 추세다.
소비자의 인식 변화는 품질보증 서비스에서도 드러난다. 케이카의 보증 연장 서비스 ‘케이카 워런티’ 가입률은 2022년 44%에서 올해 58.1%까지 증가했다. 12개월 이상 장기보증 상품을 선택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12.7%에서 35.4%로 크게 늘었다. 중고차를 살 때 보증은 필수가 됐다.
세대교체의 속도, 상상 이상이다

중고차를 사는 사람도, 팔리는 차도 바뀌고 있다. 올해 20대 소비자는 전년 대비 16.9% 증가했고, 60대는 23.3% 감소했다. 고물가, 고금리 상황에서 신차 구매 부담이 커지자 20대는 중고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
30~50대는 여전히 전체의 약 56%를 차지하며 시장의 중심축을 유지하고 있지만, 새로운 소비세력으로 떠오른 20대의 움직임은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차종별로도 세대교체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경차 부문에서는 스파크와 모닝이 판매 순위권에서 밀려났고, 캐스퍼가 새롭게 부상했다. 준중형 세단에서는 아반떼 CN7과 기아 카니발 4세대 모델이 상위권에 진입하며 구형 모델을 대체하고 있다.

정인국 케이카 사장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해왔다”며 “2026년에도 품질과 신뢰를 바탕으로 변화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2026년 중고차 시장은 이미 재편을 시작했다. 가격은 극단으로, 모델은 신형으로, 소비자는 젊어지고 있다. 중고차는 더 이상 타협이 아니다. 확실한 선택의 시대가 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