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첫 픽업 ‘싼타크루즈’, 판매 부진에 출시 5년 만에 단종 수순
포드 매버릭 15만 대 팔릴 때 2만 대 그쳐… “애매한 콘셉트의 실패”
현대차, 투싼 생산으로 라인 전환… “2029년 프레임 바디 픽업 재도전”

현대자동차가 야심 차게 내놓았던 북미 전략형 픽업트럭 ‘싼타크루즈‘가 출시 5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2021년 데뷔 당시 SUV와 트럭의 장점을 결합한 혁신적인 모델로 주목받았으나, 정통 픽업트럭의 실용성을 중시하는 미국 시장의 벽과 경쟁 모델의 압도적인 물량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단종이라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효자 상품이 될 것이라 기대를 모았던 싼타크루즈가 왜 5년 만에 ‘조기 퇴출’의 운명을 맞았는지, 그 실패 요인을 심층 분석했다.
“게임이 안 된다”… 포드 매버릭의 6분의 1 수준
단종의 결정적 이유는 처참한 판매량 격차다. 2025년 한 해 동안 싼타크루즈의 미국 판매량은 2만 5,500대에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20%나 쪼그라든 수치로, 신차 효과가 완전히 소멸했음을 보여준다.

반면, 싼타크루즈와 같은 체급(소형 유니바디 픽업)에서 경쟁했던 포드 매버릭은 같은 기간 무려 15만 5,000대를 판매하며 시장을 평정했다. 싼타크루즈 판매량의 6배가 넘는 압도적인 차이다.
현지 시장에서는 포드 매버릭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앞세워 2만 달러대의 뛰어난 가성비와 연비를 동시에 잡은 것과 달리, 싼타크루즈는 연비 효율과 가격 경쟁력 모두에서 매버릭을 압도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트럭도 아니고 SUV도 아니고… ‘애매함’이 독 됐다
실패의 본질적인 원인은 ‘정체성의 모호함’에 있다. 현대차는 투싼을 기반으로 한 유니바디 구조를 채택해 승용차 수준의 안락한 승차감을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웠다.
하지만 보수적인 미국 픽업 시장 소비자들에게 싼타크루즈는 짐을 싣기엔 적재함이 너무 작고, 견인력은 약하며, 오프로드를 달리기엔 차체가 연약한 차로 인식됐다.

트럭 본연의 강인함을 원했던 소비자들은 정통 프레임 바디 픽업으로 돌아섰고, 편안한 차를 원하는 사람들은 차라리 투싼이나 싼타페와 같은 정통 SUV를 선택했다.
결국 싼타크루즈는 픽업도, SUV도 아닌 ‘애매한 차’로 낙인찍히며 설 자리를 잃었다.
“수업료 비싸게 치렀다”… 2029년 ‘진짜 트럭’으로 재도전
현대차는 이번 실패를 인정하고 발 빠른 태세 전환에 나섰다.
앨라배마 공장의 싼타크루즈 생산 라인은 즉시 인기 모델인 ‘투싼’ 생산으로 전환된다. 투싼은 지난해 미국에서 23만 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인 만큼, 라인 전환을 통해 공장 가동률을 빠르게 회복시킨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픽업 꿈’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번 실패를 교훈 삼아 2029년 출시를 목표로 ‘차세대 중형 픽업’을 개발 중이다.
차기 모델은 어설픈 승용형 차체가 아닌, 도요타 타코마나 포드 레인저와 정면 승부할 수 있는 강인한 ‘바디 온 프레임’ 구조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전동화 트렌드에 맞춰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탑재해, 디자인부터 성능까지 완전히 환골탈태한 ‘진짜 트럭’으로 다시 한번 도전장을 던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