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시대 끝났다?”…현대차·기아의 ‘맞불 전략’, 시장 ‘들썩’

유럽 전기차 202만대 ‘폭풍 성장’
中 BYD 급성장, 점유율 세 배↑
현대·기아, 소형 전기차로 반격

고급 세단이 지배하던 거리는 이제, 조용한 소형 전기차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유럽 자동차 시장이 뒤집히고 있다. 올해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사상 처음 200만대를 돌파했다.
폭스바겐도, 벤츠도 긴장하는 가운데, 기아와 현대차도 ‘유럽 맞춤형 초소형 전기차’로 전면전에 뛰어들었다.

한때 ‘테슬라 천하’였던 전기차 시장은 지금, 전혀 다른 주인공들을 향해 빠르게 기울고 있다.

유럽, 규제가 키운 초대형 EV시장

유럽 도로에서 내연기관차는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 중심엔 탄소 감축을 밀어붙이는 유럽연합의 강력한 규제가 있다. 2035년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절반 감축이라는 목표 속에 전기차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 수단’이 됐다.

그 결과, 올해 1~10월 전기차 판매량은 202만대를 돌파하며 전년 대비 26.2% 성장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연말까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다.

독일·영국·프랑스를 중심으로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졌다. 이 세 나라가 전체 유럽 전기차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전기차 수요는 국가별로도 집중되고 있다.

중국의 맹공…BYD, 유럽 점유율 3배 증가

특히 중국 BYD는 유럽에서 1년 만에 판매량 285% 급증해 13만8000대 넘게 팔았고, 점유율도 0.5%에서 1.6%로 뛰었다. 가성비 전기차’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

유럽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차의 침투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기존 유럽 브랜드들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

현대차·기아의 맞불…‘작은 전기차로 정조준’

한국차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현대차와 기아는 유럽에 딱 맞춘 ‘작고 똑똑한 전기차’로 반격에 나섰다.

현대차는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로 반응을 얻자, 내년엔 소형 EV ‘아이오닉 3’를 유럽에 투입한다. 이미 유럽 전체 친환경차 판매의 절반이 현대차일 정도로,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기아는 더 과감하다. 내년 1월, 벨기에 브뤼셀모터쇼에서 유럽 전용 전기 SUV ‘EV2’를 세계 최초 공개한다.

기존 EV3보다 더 작은 SUV이며, 가격은 약 2만5000유로(한화 약 4270만원)로, 도심형 전기차답게 작지만 알차고, 실용성까지 챙겼다.

이 차량은 미니 쿠퍼 일렉트릭, 푸조 e-2008 등 유럽 소형 EV 시장의 주력 모델들과 정면으로 맞붙을 계획이다.

생산도 유럽 현지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물류비 절감과 빠른 공급 속도에서 유리하다.

“EV2로 판 흔든다”…한국차, 주도권에 도전장

EV2는 단순한 신차가 아니다. 기아가 준비해온 전기차 전략의 핵심 퍼즐이다.

기아는 EV2를 시작으로 EV3, EV4, EV5까지 풀라인업을 유럽에 투입한다. 가격대는 3만달러(약 4400만원)부터 8만달러(약 1억1700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를 커버하는 대중형~프리미엄 전기차 전략을 완성할 예정이다.

기아 관계자는 “앞으로 2~3년이 전기차 시장의 승부처”라며, “EV 중심으로 유럽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 자신했다.

내연기관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이제 유럽 도로를 누빌 주인공은, 더 작고 더 똑똑한 전기차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