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좀 사가세요”…전기차 안 팔리자 정부, 결국 ‘9360억’ 풀었다

전기차 보조금 늘고 전환지원금 신설
관세 압박 속 산업 지키는 완충 전략 가동
AI·자율주행 앞세워 미래차 전환 속도 높인다

전기차 시장이 내년을 기점으로 더 가속페달을 밟을 전망이다.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예산을 9360억 원으로 늘리고,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넘어가는 소비자에게 최대 100만 원의 전환지원금을 새로 마련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정부가 흔들림을 최소화하면서 미래차 중심으로 체질을 바꾸려는 흐름이 반영된 조치다.

관세 압박 속 정부의 선제 대응… 자동차 산업에 ‘완충 장치’ 마련

정책의 배경에는 미국 시장의 변동성이 있다. 미국은 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적용하며 국내 기업에 부담을 줘 왔다. 최근 15%로 낮아질 여지가 생겼지만 명확한 절차가 남았다.

그 사이 수출이 줄어 부품업체가 흔들릴 가능성을 고려해 정부는 15조 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미리 준비했다. 북미 진출 기업에는 공장 부지 확보부터 저리 자금까지 묶어 지원하고, 2026년부터 주요 원자재 할당관세를 적용해 제조비 부담도 덜 예정이다.

국내 소비자가 체감하게 될 변화는 더 직접적이다. 전기차 보조금이 늘어나고, 기존 차량을 폐차하거나 교체하면 전기차를 살 때 받을 수 있는 지원이 한층 커진다.

전기·수소버스를 도입하려는 기업을 위한 융자 프로그램도 신설된다. 전기차 화재 우려를 낮추기 위한 보험 지원이 2026년부터 일정 기간 제공되는 등 소비자와 기업의 불안을 함께 덜어주는 방향이다.

정부는 기술 개발 목표도 한층 높게 잡았다. 2030년 주행거리 1500km, 충전 시간 5분이라는 목표는 전기차 사용 경험을 크게 넓히려는 구상이다.

AI 공장·휴머노이드까지… 제조 현장에 닿은 ‘미래차 전환’의 속도

이를 위해 미래차 전문 기업 200곳을 지정하고 부품업체에 M&A 자금과 연구개발, 해외 진출을 패키지로 지원한다. 7만 명 규모의 전문 인력을 키우려는 계획도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흐름이다.

제조 현장에서는 AI 기반 전환이 본격화된다. 공정 데이터를 학습한 지능형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부품기업이 AI 기반 공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금융을 붙인다.

장기적으로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하는 그림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단순한 효율 개선이 아니라 생산 방식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기존 규칙 기반 방식에서 AI 단일 신경망으로 전환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LG전자와 현대모비스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HL클레무브가 자율주행 모델을 만들어 2028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규제 정비와 시범운행 확대가 병행되며, 개발된 기술은 신흥 시장 진출에도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전략은 관세 충격을 누그러뜨리면서 미래차 전환 속도를 조정하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이어질지 관심을 두고 지켜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