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에도 5~6번 미사일 요격음이 울리고, 땅이 흔들리며 창문이 깨질 듯 진동한다.
중동에 체류 중인 한국인들이 전하는 현지의 생생한 공포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2주 차로 접어든 지금, 약 2만 1,000명에 달하는 중동 체류 한국인을 향한 ‘귀환 작전’이 전방위적으로 가동 중이다.
한일 양해각서, 실전에서 빛을 발하다
13일 외교 당국에 따르면 전날 밤 오만 무스카트를 출발한 일본 정부 전세기가 도쿄 하네다공항에 착륙했다. 이 비행기에는 일본인 42명과 함께 한국인 4명이 탑승해 무사히 현지를 빠져나왔다.
앞서 지난 10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출발한 일본 측 첫 전세기에도 한국인 11명과 외국인 배우자 1명이 함께 탑승한 바 있다. 두 차례에 걸쳐 총 15명 이상의 한국인이 일본 전세기를 통해 구조된 셈이다.
!["한국인도 태워라" 한마디에 전세기 보낸 나라…"2년 전 맺은 약속" 빛났다 2 이·팔 전쟁 현장] "어제만 해도 패닉 상태…전쟁터 떠나 귀국할 수 있다니 감사" | 연합뉴스](https://car.withnews.kr/wp-content/uploads/2026/03/yna_ED959CEAB5ADEC9DB8_EAB780ED9998_EC9E91ECA084_20260313_052213_2.jpg)
이 같은 신속한 협력의 배경에는 지난 2024년 9월 양국이 체결한 양해각서가 있다. 제3국에서 위기 발생 시 자국민 대피에 상호 협력하기로 한 이 협약이 실제 전쟁 상황에서 처음으로 그 효력을 입증한 것이다.
육로·전세기·민항기…탈출 경로 총동원

일본과의 공조 외에도 중동 각지를 무대로 한 다각적 대피가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카타르 체류자 65명, 쿠웨이트 14명, 바레인 14명이 사우디아라비아로 이동했으며, 이스라엘에서는 110여 명이 이집트 국경을 넘어 대피했다.
이란에 머물던 25명은 투르크메니스탄 등 인근 국가로 빠져나왔고, 요르단에서는 민항기 운항이 유지되는 틈을 타 40여 명이 현장 지원팀의 도움으로 출국했다. 가장 위험한 분쟁 지역인 이란에서는 한 교민이 “테헤란을 벗어나자마자 공습이 시작됐다”고 전할 만큼 대피 시점이 사실상 생사를 갈랐다.
전쟁 발발 초기인 3월 6일에는 아랍에미리트 직항 민항기를 통해 370여 명이 단숨에 인천공항으로 귀국하기도 했다. 3월 3일 1차 정부 주도 대피 때는 이스라엘·이란·바레인·이라크 등지에서 140명이 각각 인접국으로 안전하게 이동했다.
2만 1,000명 중 아직 다수가 현지에…귀환 작전 현재 진행형

중동 전역에 흩어진 한국인은 장기 체류자 약 1만 7,000명, 단기 체류자 약 4,000명을 합쳐 총 2만 1,000명에 달한다. 이미 수천 명이 귀국하거나 안전 지대로 이동했지만, 두바이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허브 도시에서도 2,000명 이상이 항공로 차단으로 발이 묶인 상태다.
이스라엘에는 여전히 약 500명이 체류 중이며, 이란에도 대피를 기다리는 교민이 남아 있다. 각국의 영공이 수시로 폐쇄되는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정부는 전세기·민항기·육로를 총망라한 대피 작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이미 중동 교민들의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일부 직장인들은 해고를 감수하면서까지 한국행을 택했다. 정부는 우방국·인접국과의 공조를 유지하며 단 한 명의 피해도 없도록 귀국 지원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한일 양해각서가 보여주듯, 외교적 신뢰와 사전 협약이 위기의 순간 실질적인 생명줄이 될 수 있음을 이번 사태는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