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벌금에 철창 신세?”…도로 위 7만명 ‘폭증’, 말 그대로 시한 폭탄

무면허 운전 8만 명…10대 비율 3분의 1
면허 취소자도 재범, 솜방망이 처벌 논란
전문가들 “차량 접근 차단 등 대책 시급”

면허조차 없는 운전자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무려 8만 명 가까이가 도로 위에서 면허 없이 운전하다 적발됐다.

하루 평균 200명이 넘는 수치다. 특히 미성년자 비율이 높아 사회적 충격을 주고 있다.

면허 취소자도 다시 운전대…솜방망이 처벌이 부른 악순환

경찰 통계에 따르면 무면허 운전 적발 인원은 2020년 4만여 명에서 2024년 7만 9000여 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 가운데 20세 미만이 3만 명에 달하며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순간의 충동으로 시작된 행동이지만, 한 번 사고가 나면 피해는 돌이킬 수 없다. 부모 몰래 차를 몰던 10대가 교통사고를 내고 가족과 타인까지 다치게 한 사례는 이미 여러 차례 발생했다.

문제는 청소년만이 아니다. 음주운전으로 면허를 취소당한 뒤에도 다시 운전대를 잡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2020년 3000여 건에 불과했던 ‘면허 취소 후 무면허 운전’은 지난해 1만 9000건을 넘어섰다. 술에 취해 위험을 초래한 전력이 있음에도, 처벌이 가볍다는 이유로 다시 도로에 나서는 것이다.

현행법상 무면허 운전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불과하다. 자동차 한 대만 제대로 몰아도 큰 흉기가 될 수 있는데, 실제 처벌은 훨씬 가볍다.

이런 허술한 처벌 수위가 ‘걸려도 감수하겠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셈이다. 도로 위 안전이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안전망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이대로 두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만으론 부족…차량 접근 원천 차단 요구 확산

전문가들은 청소년 대상 교통안전 교육 강화와 함께, 음주운전 재범자에 대한 특별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운전대를 빼앗는 데서 끝낼 것이 아니라, 차량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거나 반복 위반자에 대한 사회적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도로는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다. 면허 없는 운전자가 늘어난다는 건 결국 도로 위 모든 사람의 불안이 커진다는 뜻이다.

교통안전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지금, 더 늦기 전에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지금의 안일한 대처는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