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 자랑하더니 결국 포기?”…현대차, 핵심 기능 빼자 “누가 사냐”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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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필러 없는 개방감” 자신하던 제네시스, 현실의 벽
안전·방수·원가 부담에 초기 모델 제외 가능성
내년 하반기 출시…eM 플랫폼·경영진 개편 맞물려 숨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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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 출처 : 뉴스1

제네시스 브랜드의 초대형 전기 SUV ‘GV90’의 출시가 당초 예정보다 늦어진 2026년 하반기로 연기됐다.

설상가상으로 ‘한국판 롤스로이스’를 표방하며 야심 차게 내세웠던 ‘코치 도어(양문형 도어)’마저 초기 양산 모델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제네시스의 럭셔리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문이 어떻게 열리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코치 도어는 GV90가 기존 프리미엄 SUV와 어떻게 ‘급’을 달리하려 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었기에, 업계에서는 “핵심 무기 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격”이라는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자신 있다”더니 왜? 발목 잡은 건 ‘안전’과 ‘무게’

당초 제네시스는 콘셉트카 ‘네오룬’을 통해 B필러(앞문과 뒷문 사이의 기둥)를 없앤 ‘B필러리스 코치 도어’ 구현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 미국 특허청에 관련 특허를 다수 출원하며 기술적 준비를 마친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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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LUN CONCEPT / 출처 : 제네시스

하지만 프로토타입(시제차) 테스트 과정에서 현실적인 공학적 난제들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큰 이유는 ‘측면 충돌 안전성’이다. B필러는 차체의 지붕을 받치고 측면 충돌 시 승객을 보호하는 핵심 뼈대다.

이를 없애려면 차체 바닥과 지붕 프레임을 비정상적으로 두껍고 강하게 보강해야 하는데, 이는 곧 막대한 ‘중량 증가’로 이어진다. 주행거리 효율(전비)이 핵심인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eM)에서 차체가 무거워지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두 번째는 ‘소음과 방수(NVH)’ 문제다. 기둥 없이 문 두 짝이 맞물리는 구조는 고속 주행 시 풍절음이 유입되거나, 차체 비틀림으로 인해 미세한 틈이 생길 위험이 크다. ‘절대적인 정숙성’이 생명인 플래그십 모델에서 이는 용납하기 힘든 결함이 될 수 있다.

코치 도어 없는 GV90, ‘앙꼬 없는 찐빵’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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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LUN CONCEPT / 출처 : 제네시스

문제는 ‘시장 파급력’이다. GV90는 1억 5천만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하이엔드 모델이다.

벤츠 EQS SUV나 레인지로버 같은 쟁쟁한 경쟁자들을 압도하려면 성능 그 이상의 ‘한 방’이 필요했다. 그 필살기가 바로 롤스로이스급의 하차감을 선사하는 코치 도어였다.

만약 코치 도어가 빠진다면, 소비자들이 GV90를 “그저 덩치만 키운 GV80 전기차 버전”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다.

물론 50% 향상된 주행거리와 레벨 3 자율주행도 훌륭한 기술이지만, 시각적으로 소비자를 단번에 매료시키는 ‘와우 팩터(Wow Factor)’는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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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LUN CONCEPT / 출처 : 제네시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가 프리미엄을 넘어 진정한 럭셔리 브랜드로 도약하려면 기술적 난제를 뚫고 코치 도어를 구현했어야 했다”며 “일반 도어로 나온다면 디자인적 차별화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완벽하지 않으면 안 내놓는다”… 숨 고르기 들어간 제네시스

출시가 2026년 6월 이후로 밀린 배경에는 ‘완성도’에 대한 집착과 내부 전열 정비가 있다.

GV90는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eM’이 처음 적용되는 모델이다. 기존 E-GMP 대비 주행가능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로의 전환을 완성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다.

최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SDV 전환 과정에서 소프트웨어 오류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만큼, 출시를 늦추더라도 품질을 완벽하게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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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OLUN CONCEPT / 출처 : 제네시스

또한, 포르쉐 출신의 만프레드 하러 부사장이 R&D 총괄로, 션 리(Sean Lee)가 글로벌 헤드로 부임하며 경영진이 개편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새로운 리더십 아래 제품의 방향성을 다시 점검하고, 코치 도어 제외에 따른 대안(상위 트림 추후 적용 등)을 모색하는 시간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GV90는 ‘혁신적인 도어’라는 무기를 잠시 내려놓는 대신, 압도적인 주행 거리와 완벽에 가까운 자율주행 기술, 그리고 타협 없는 럭셔리 감성으로 승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2026년 하반기, 제네시스가 보여줄 ‘플래그십의 정의’가 무엇일지 시장의 눈높이는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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